내가 한창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빠졌을 때 본 영화다. 이 영화는 1920년대 LA 법조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제목 '체인질링'은 요정이 예쁜 아기를 데려간 대신 두고간 못난 아이라는 뜻이다.
1928년, LA에서 전화교환원으로 일하고 있는 싱글맘 크리스틴(안젤리나 졸리)에겐 9살된 아들 월터가 있다. 어느 날, 회사에서 돌아온 크리스틴은 월터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고 경찰에 신고한다. 다섯 달 후, 아들을 찾았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지만 경찰이 찾은 아이는 자신의 아들 월터가 아닌 경찰에서 월터로 위장시키고 월터처럼 행동하도록 교육시킨 가짜 월터이다. 크리스틴은 경찰에게 진짜 월터를 찾아달라고 말하지만 경찰은 이를 무시한채 서둘러 사건을 종결시키려고만 한다. 결국 크리스틴은 부패한 경찰에게 맞서기로 한다. 그녀는 경찰에 의해 강제로 정신병원에 구금되기도 한다. 이때 지역 시민운동가 브리글렙 신부가 그녀를 도우기 위해 나서고, 그녀는 그와 시민들의 힘을 빌어 경찰에 맞선다.
이 줄거리는 이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이면서 어떻게 보면 반도 안되는 줄거리이다. 이 영화는 당시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문제를 거부감을 느낄 정도로 집요하고 심각하게 걸고 넘어지는 영화는 아니다. 전체적으로는 부패한 경찰을 얘기하지만 그 외에 여성 차별문제도 담고 있다. 우리나라 영화 중에 이와 비슷한 성격의 영화로 이성재, 최민수가 출연한 <홀리데이, 2005>가 있다. 체인질링은 홀리데이에 비해 다소 약한 주제처럼 보일 수 있다. 홀리데이처럼 화려한 액션도 없다. 하지만 141분이라는 긴 킬링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난 <툼 레이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원티드>에서 여전사 캐릭터의 안젤리나 졸리의 모습만 봤었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 모성애 강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부패한 경찰에 맞서는 한 아이의 어머니의 모습을 완벽히 소화하였을 뿐만 아니라 어쩌면 액션영화에서의 여전사의 모습보다 더 강한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이 영화에선 이런 졸리의 연기 변신을 볼 수 있다. 이 밖에 1930년대 LA의 스타일, 풍경들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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