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기다린던 영화였다...그럼에도 상업적인 영화가 아니기에 상영하는 극장은 두 곳... 그 중 가까운 광화문으로 씨네큐브로 향했다. 개봉일에 보는 영화는 그것도 찾아가서 보는 영화는 오랫만이다. 요즘의 영화는 대부분 시사회로 미리 만나거나,,,여러 가지 이유로 대부분 무료로 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이 영화만은 돈을 주고 보고 싶었다...
동행도 없이 혼자 퇴근후,,,광화문으로 가는 발걸음은 설레임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요즘 영화와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더디지만 잔잔한 분위가 맘에 쏙 들었다,,그리고 두가지를 더 생각해 본다.
첫째, 엄마가 곁에 없이 성장하는 아이들.... 영화는 이라크에 파병된 엄마를 둔 두 아이와 아빠의 이야기이다. 겉으로 보기엔 엄마의 빈자리를 잘 채우고,,각자의 자리에서 잘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정서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아빠도 딸도 그저 버티고 있을뿐이다. 그런데 그렇게 간절히 파병임무를 마치고 돌아오기만을 어린새들이 배고파하며 먹이를 기다리는 것처럼 엄마의 컴백을 고대하고 있던 그들에게 전해질 엄마의 전사 소식... 아빠에게 먼저 전해진 그 소식은 충격 자체이다. 그러나, 두 딸의 아빠인 그는 참아내야한다. 그리고 남겨진 숙제...어린 두 딸에게 그 소식을 어찌 전할까? 그래서 얼떨결에 여행을 떠나게 된 그들...
요즘 영화들처럼 런닝타임을 길게 하여 지루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85분,,,어쩌면 짧을수도 있는 시간 동안 영화는 많은 말을 하기보다,, 현실적으로 가족들이 상실의 아픔을 겪었을 때의 그 모습들을 잔잔히 따라간다. 그렇게 원했던 귀를 뚫어도 예쁘다고 말해 줄 엄마가 곁에 없는 8살 던,,,던은 항상 해피하게 웃고 말하던 아이였는데.. 그런 그 아이에게도 그것은 참을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슬픔이다..엄마가 보고 싶음은... 그리고 엄마의 부재로 인해 맘 둘 곳을 찾지 못헤 잘 시간에 정처없이 거리를 헤매이고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 12살 하이디... 그리고 그런 두 딸에게 자상한 아빠이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보이는 일하며 두 딸을 돌보는 아빠...
그런 그들에게 이제 엄마는 영원한 그리움으로 남고 말았다. 엄마를 이제 영원히 볼 수 없을 꺼란 사실을 알게 된 아이들...그 슬픔과 상실감은 형언하기 힘들다. 그걸 말로 설명하지 않고 영상으로만 보아도 느껴지는 슬픔이다.. 관객은 몇명 되지 않았으나,,여기저기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엄마가 다른 세상으로 갔다는 것을 받아들이고..엄마를 보내며,,엄마를 추억하며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엄마와 함께 같은 시각에 맞춰둔 시계...그 시간에 엄마를 늘 생각하겠다는 그들에게 비록 육체적으로 엄마를 만질 수도, 볼 수도 없지만,,, 그들 가슴속에 늘 엄마는 살아 그들과 함께 그들의 삶을 응원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둘째로. 과연 전쟁은 존재해야 하는가? 명분도, 정당성도 확보되지 못한 전쟁때문에 이 땅에 수많은 사람들이 상실의 고통을 겪고 있다. 서로를 죽고 죽이는 전쟁은 왜 해야만 하는지,,,너무 안타깝다... 결코, 어떤 명분으로도 전쟁은 이 땅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일이란 생각을 강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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