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 영화를 어디에선가 홀로 보면서 그냥저냥 괜찮다고만 생각했었다.
2009년
다시 이 영화를 보고나니 새롭다. 아니 아련하다.
3년의 시간.
그동안에 내가 겪어온 삶이 경험이 되었는지 더쓰라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을 놓치다'라는 영화제목을 다시 눈에 들어오게 만들었다.
말도 못하고 흐무적흐무적 서로의 호해꺼리만 잔뜩 남겨놓고서
서로가 맞지 않는 거라고 혼자만의 생각들로 묻어두는 두 주인공.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다.
그녀의 모습에서 내가 보였고, 그의 모습에서 내가 보였다.
바보같은 소심함에 나도 한번 웃었고, 그래도 그리워했던 그들에게서 나의 눈물을 보았다.
누군가 말했다.
책이나 영화가 이해나 공감이 안가면, 훗날 다시 읽어보라고......
읽거나 보는 내 자신의 경험이 늘어나면 그 때는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나에게 3년은 이 영화의 이해뿐만 아니라 공감까지 할 수 있는 시간들이였다.
그 경험들이 바보같다고만 생각했었다.
다시는 사랑따위 안할거라 아니,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유부단한 사람은 절대 안만난다고 결심했더랬다.
그러나
우연히 TV에서 다시 만나게 된 이 영화를 보자마다 떠오르는 내 감정들은
그 때의 가슴아픈 추억이 아닌
그런 설렘과 안타까움이 있었다는 추억과 그 추억을 떠올리면서도 웃을 수 있는 나였다.
아마도 이 감정은 설경구가 마지막에 지었던 그 미소가 아니였을까 싶다.
나는 나중에 다시 그런 미소로 대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이제는 그 추억을 내 마음이 일기장에 빛 바랜 과거형으로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 그 감정에만 사로잡혀 있어 서운함만 기억하고 있는 나에게
그 기억들은 추억 속에 고이 남겨두라고 말해준 이 영화가
오늘같은 참 깊은 밤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