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자국에서는 개봉했는데, 우리나라에 개봉 안하는 영화가 몇몇 있다.
그 중 가장 안타까웠던 것이 <아더와 미니모이>
원작이 있는 판타지 영화가 시리즈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2006년 프랑스에서 개봉한 이 영화 소식을 한참 기다렸는데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ㅜ
영화잡지에서 개봉시기에 대한 기사를 오린 게 벌써 먼지가 수북히 ;;
뤽베송 감독에 프레디 하이모어가 주연인데,
도대체 왜 이게 바로 개봉 안했냐 이 말이다!!!
영화 내용은 얼핏 1000일에 한번 열리는 마법의 문을 통과하는
주인공의 모험 이야기인데, 프랑스에서 우리나라에 도착하기까지 거의 1000일이 걸렸다.
오랜 기간을 둔 영화는 대부분 두 종류이다.
숨은 보배 아니면, 겨우 꺼낸 평범한 돌덩이.
<아더와 미니모이>가 보배가 될지, 돌덩이가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2mm 초소형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아더(프레디 하이모어)는 부모님이 여행간동안 할머니(미아 패로우)와
둘이서 방학을 보내고 있지만 전혀 심심하지가 않다.
할아버지가 남겨준 판타지 소설을 읽고 호기심을 채우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기 때문..
그러나 집이 며칠 뒤면 부동산업자한테 넘어갈 위기에 처한 것을 알고,
할아버지가 남겨준 문서를 해석하여 책에 적힌 다른 세계에
보물을 숨겨놓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남은 시간은 48시간.
마타살라이 족의 도움으로 미니모이 왕국에 들어간 아더는 그곳에서
국왕(로버트 드니로)와 그의 딸인 셀레니아(마돈나)를 만나 집이 넘어가면
그들의 땅도 무너질 거라고 경고하고 할아버지가 숨긴 보물을 찾으러
이블M이 다스리는 네크로 폴리스로 떠난다.
호두를 타고 날아가고, 지렁이를 만나 위험천만한 상황도 오지만
겨우 네크로 폴리스에 도착하고, 이블M을 만나는데...
기본적인 판타지 영화 풍에 상상력을 얹었다
유독 판타지 영화와 인연이 많은 프레디 하이모어가
<황금나침반>(목소리 더빙)의 시리즈 실패를 딛고
새로운 판타지 영화 시리즈로 찾아왔다.
시기를 따지면 <스파이더위크가의 비밀>보다 앞선 때라 훨씬 앳된 프레디는
<아더와 미니모이>의 단독 주인공으로 실사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졌다가
다시 실사로 돌아오는 모험의 중심에 서 있다.
집 근처에서 벌어지는 있을 법한 판타지 이야기를 다뤘고,
할아버지의 책을 통해 다른 종족들을 안다는 점에서
<스파이더위크가의 비밀>과 굉장히 흡사하고, 곳곳에서 <매트릭스>의 시온,
<해리포터>의 볼드모트, <제5원소>의 못생긴 외계인들이 떠오르는
<아더와 미니모이>는 총 3부작으로 진행되는 시리즈의 첫번째 영화이다.
당연히 그 밑바탕을 깔기 위해 서두에 책을 통한 약간의 설명의 시간을 감수하면
흥미진진한 모험의 세계로 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모기보다도 작은 2mm의 말타자르를 상대하기 위해 그만큼 작아지고,
그렇게 작은 상태에서 가능한 다양한 영화 속 모험들은 상상력을 더 키울 수 있었고,
<아이가 줄었어요>처럼 자신의 정원에서 벌어지는 험난한 여정은
암울하기보다 밝은 면을 강조하여 즐겁고 유쾌한 모험을 하고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뤽베송, 독특하고 탁월한 감각은 여전하다
뤽베송이 찍은 영화는 개인적으로 12년만이다.
앞서 <레옹><제 5원소>를 너무 재밌게 봤지만,
뤽베송 감독은 그 이후 제작자로만 이름을 올렸었다.
<트랜스포터><13구역><택시>시리즈를 모두 흥행시키고,
작년에 <테이큰>까지 이어지는 흥행력은 그의 살아있는
오락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그런 그가 직접 소설을 집필하고, 그걸 영화에 옮긴 영화가 <아더와 미니모이>다.
보통 소설을 영화화하고, 만들어진 영화를 보며 원작자가
맘에 든다는 이야기를 별로 믿진 않는다.
자기 작품을 압축시켜 스크린에 펼친 것인데,
표현하는 사람이 원작자의 포인트를 쏙쏙 잘 집어낸다는 것이
100% 일치하지는 못하니까.,
그러나 원작자가 연출한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영화계에서 소문난 흥행감독이라면?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아예 다른 세계를 다루는 얘기보다 현실 세계 주변에서 일어나는
최근 판타지 영화의 코드를 맞춘 <아더와 미니모이>는 실사로 할 수 없는
갖은 상상력으로 뤽베송의 독특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배경에서부터 실제 정원을 연상케하는 것으로 시작해,
2D·3D작업과 모션캡쳐를 통해 실제 사람 못지 않은 정교한 캐릭터들의 연기를 창조했다.
그런 점은 LP판 위에서 신나는 팝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현란한 댄스 실력에서 돋보인다ㅎㅎ
또한 빨대를 수로로 만들며, 푹신한 꽃가루에서
잠을 청하는 등 기발한 모습에 상상의 폭을 넓혔고,
10살에겐 1000살은 너무 연상이라는 둥 1000살이면 철들 때라는 둥
나이 개그와 뤽베송의 사랑이 가장 크게 담겼을 듯한 귀여운 재간둥이 재퍼의 실수들로
영화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프레디를 포함한 캐릭터 더빙도 환상적이다
뤽베송을 믿고 뭉친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목소리 또한
캐릭터 매치도가 기가 막혔다. >_<
일단 주인공인 아더의 프레디 하이모어는 <해리포터>의
다니엘 래드클리프를 능가하는 판타지 아역의 최고봉을 꿰찰 것으로 보인다.
때묻지 않은 천진함과 탄탄한 연기력까지 갖춘 배우로 성장하는 그는
뤽베송이 '나탈리 포트만'(레옹)이후 최고의 행운이라는 찬사까지 받으며
<아더와 미니모이>에서도 연기에 목소리더빙까지 '아더'라는 캐릭터 자체에
완벽하게 녹아든 모습을 보여줬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은 한자리에 모일 수 없었던 팝가수들의 향연이다.
아더 옆에서 까칠하면서 섹시한 매력을 뿜어낸 마돈나의 저력은 대단했다.
나이는 50대일지언정 목소리만큼은 10대인 프레디도 홀딱 반해버릴 정도로(나도..ㅎ)
나이를 잊게 하는 우아한 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짧지만 굵은 조연 DJ맥스는 래퍼 스눕 독이 맡아
애니메이션 캐릭터 중 가장 껄렁한 모습을 뿜었고,
이블 M의 중후한 목소리를 영국 로큰롤의 대부 데이빗 보위가 맡으면서
화려한 목소리 캐스팅의 마침표를 찍었다.
(아더:1000일에 뒤에 보자 / 셀레니아:아니, 그렇겐 못 기다려. 넌 기다릴 수 있니?)
또다시 1,000일은 기다릴 순 없다!
<반지의제왕:반지원정대>이후,
<에라곤><황금나침반>원정대가 출범했지만 결과는 참담했고,
살아남은 것은 <나니아연대기>뿐이었다.(<해리포터>는 <반지의제왕>보다 먼저 나왔다)
다양한 쓴맛을 봤기 때문에 더이상 안나오나 했던 판타지 어드벤쳐 장르에
<아더와 미니모이>는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듯 하다.
겉모습(애니메이션)만 보고 애들 영화 아니냐는 편견은
이미 오래 전에 던져버렸을 거라 생각한다.
<아더와 미니모이>는 어른과 아이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대중성에,
권선징악이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유머와 재미가 잘 섞인 오락성까지 두루 갖춘 작품이었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번갈아가는 감각적인 감독의 손놀림과 전혀 어둡지 않은
신나는 모험 이야기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로서 손색이 없었다.
1,000일 뒤에 일어날 속편을 기약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올해 크리스마스에 <2탄 : 말타자르의 복수>가 개봉하는데,
1,000일동안 기다리지 못할 거 같으니, 우리나라에서도 바로 개봉하길 희망하는 바이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며 인사할 때, 뤽베송의 미니모이화한 것은 놓치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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