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는 성에 대해 상당히 개방적인 나라로 알려져있다. 영화쪽도 그렇다. 성기노출이나 음모노출에 꽤 관대한듯한 핀란드에서 만들어진 에로틱 심리 스릴러 '블랙 아이스'도 그런 류이거니 했다. 어색한듯 와닿지않는 핀란드어부터 시작해서, 영화의 10분을 못 참을꺼 같더니 영화는 점점 더 흥미롭게 나의 눈을 이끌기 시작했다...
중년의 산부인과 의사 '사라', 그리고 그의 남편이자 외도를 하고있는 '레오'. 그리고 그녀의 내연녀 '툴리'. 그들의 불륜을 알고서 의도적으로 계획을 짜고 접근한 '사라'는 그녀의 내연녀를 물먹일 심산으로 접근하지만, 점점 그녀와의 관계에서 친밀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더 이상 남편의 내연녀가 복수대상인지 아니면 없어서는 안될 친구인지 헷갈리게 시작하는데..
영화시작부터 성기가 덜렁덜렁 나오고, 음모도 노출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별로 상관이 없게 느껴진다. 아니, 오히려 왜 이렇게 다 나올 필요가 없는데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찌보면 그것들이 다 거침없이 나옴으로써 본격적으로 그들의 본심과 심리게임을 하게되는데 관객들도 진심으로 가담하게 된다.
과연 중년의 산부인과 '사라'는 그녀의 절친이 된 남편의 내연녀 '툴리'를 향해 어떻게 복수할까??
'블랙 아이스'... 도로에 얇게 얼어있는 살얼음판... 영화의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라와 툴리, 그리고 레오까지 이들 관계는 모두 '블랙 아이스'와도 같다. '사라'는 얇은 가면하나를 쓰고 있는듯 가명과 다른모습으로 내연녀를 계속해서 만난다. 살얼음판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슬아슬한 관계와 심리를 주고 받고 있는 중.. 언제 깨질지 모르고 위험하지만, 그들은 그 관계에 계속해서 빠져든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결말도 나름 현명했다. 파국이 아니라, 나름 그럴싸한 결말. 후반으로 갈수록 '사라'와 '툴리'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기에 그럴만한 결말이라는 납득이 들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본격 성인용의 심리 스릴러를 그려냈기에 그 끝을 향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어찌보면, 뻔한 통속극에 불과한데도 이렇게 아슬아슬한 감도로 그려냈기에 더 흥미로웠다.
영화속에서 '툴리'가 운영하는 태권도장이 많이 나오기에, 한국 태극기와 '바로''차렷!'등의 자연스러운 한국어 대사도 나와 더 친숙하게 느껴졌던 핀란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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