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해 만들어진 또 다른 옹박 이야기. 더욱 커진 스케일과 배우들의 혼신을 다하는 액션이 압권인 영화.
옹박하면 우선 3가지가 없다는 것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영화입니다. No CG, No 스턴트, No 와이어. 사실적이면서도 그 가공할 위력에 입이 벌어지는 영화인 옹박이 2004년 '무에타이의 후예'란
이름으로 개봉하였을 때 많은 마니아들의 열광어린 찬사를 받았습니다. 마치 이소룡을 연상하게하는 작지만 근육질의 역삼각형 몸매.
거기에 걸리면 거의 죽음인 무술실력은 와이어와 CG의 액션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겐 신선한
충격이었죠.
두번째 미션이라는 부제로 다음해에 개봉한 속편은 전편 못지않은 화끈한 액션을 선보이며 국내 관객들을 또 한번 그의 매력에 빠지게 합니다. 그런데 2009년에 개봉하는 옹박 더 레전드가 진정한 속편이라며 국내 팬들을 찾아 온
'옹박 더 레전드'. 무에타이 후예와 두번째 미션은 '프라차야 핀가엡'이 감독을 맡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토니자 본인이 주연과 함께 감독까지 맡아 자신이 옹박에서 보여 주고 싶었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속편이 어떤 것인지 보다는 이번 영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니만큼 옹박 - 더 레전드라는 영화 자체만을 감상해 보고자 합니다.
어쩌면 토니 자는 본인이 옹박을 만들면 진정한 무예만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나 봅니다. 군더더기 없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머조차 없는 오로지 다양한 최고의 무술만을 담았습니다. 다소 딱딱하고 너무 싸우고 죽이는 것만 가득차 있다는 부담도 있지만 무술이 예술로 보일
정도의 혼신을 다한 배우들이 보이는 무술 장면 하나하나가 이 영화의 베스트 장면들입니다.
기존의 영화에는 악인이 있고 그 악인을 무찌르면 영화 끝이지만 '더 레전드'는 무술의 고수들이 끝없이 몰려 옵니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액션을 통해 진정한 무술 영화를 만들고자 토니자. 그런 그의 열정과 노력을 함께 한 배우들도 목숨을 건 대결에서 고스란히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적인 타격 장면을 보면서 저러다 다치지나 않을까... 라는 걱정이 앞설 정도입니다. 그런 장면과 함께 생생하게 들려 오는 소리까지.... 이 영화를 제대로 즐감하기 위해서는 꼭 극장에서 보시라고 추천 드립니다. 격투시 사운드가 전면, 측면, 후면 소리가 각각 틀려 큰 화면과 함께 보면 생생한 현장감까지
느껴지더군요. 뼈 부러지는 소리는 좀 거슬리긴 하지만...
그리고 그가 감독으로서 욕심도 여러 부분에서 보이는데요... 가장 먼저 눈에 띄인 점은 전편들에 비해 스케일이 커진 점입니다. 1400년대 태국의 시대적 배경으로 정부와 반군에 대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홍보 자료에는 반군이라지만 자막에는 마적이라고 되어 있어 혼란이 있긴 합니다) 태국의 예전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한 듯 합니다.
스토리도 부모님의 복수를 위해 시종일관 싸움만 하는 단순한 스토리가 아닌, 무예를 사용하면서 무엇을 위해 무술을 사용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부모를 죽인 원수도 단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떻게 저 많은 고수들을 이길 수 있을까를
믿을 수 없는 대결 구도를 만듭니다. 거기에 러브라인도 살짝 맛배기로 녹아있지요...
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했는지 적벽대전과 같은 모양새가 되어 관객들이 다소 어리둥절한 점과 편집의 문제도 살짝 보였구요.
거기에 몇몇 잔인한 장면과 마지막 엔딩은 굳이 꼽자면 볼 수 있는 영화의 아쉬움입니다.
이번 옹박 더 레전드는 왜 그리 목만 집중 공격을 하는지도 궁금할 정도로...
걸리면 아주 그냥 죽여 줍니다. 그래도 격투 액션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죽여 주는 (재미를 주는) 영화입니다.
속편이 예상되는 이번 영화는 '토니자'라는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격투가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을 극한으로 보여 준 작품입니다.
그가 영화 중간에 북소리에 맞춰 추는 춤처럼 무술로 보여 주는 한폭의 예술작품을 만들고자
혼신을 엿볼 수 있지요. 보시기에 뻔한 내용과 그저 싸움만 가득한 영화일 수도 있지만 토니자의 도전과 열정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빨리 나머지 이야기를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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