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재영이라는 배우를 참 좋아한다.
어딘지 수더분하게 생긴 외모며, 말투며
뭐 하나 정이 가지 않는게 없다.
그의 얼굴을 알린
킬러들의 수다에서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던 원빈보다 눈길을 사로잡는건
재영역의 정재영이였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서른넘은 배우도 남자로 보일 수 있다는걸.
지금 나는 새삼스레 깨닫는다.
10여년전의 그보다 마흔에 접어든 그가 훨씬 멋있다는걸.
영화속의 그는 지저분하고, 밤섬의 원주민이 있다면 꼭 그런 모습일 행색을 하고있지만
그래도 내 눈에는 그에게 붙은 모래알마져 눈부셔보이니 이런게 팬심인모양이다.
직장에서 짤리고,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빚독촉 전화에 자살할 용기를 얻는 이 남자.
죽겠다고 뛰어든 한강에서 떠밀려 도심의 무인도 밤섬에 표류하게된다.
얼굴에있는 흉터때문에 방안에 틀어박혀있는 이 여자.
스스로 만든 세상에서 나오지않는 그녀가 외계생명체와 일촌맺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소통에대해 생각하게됐다.
남자는 여자와의 대화를 통해 무인도의 생활을 희망으로 바꿔가고
여자는 남자를 관찰하는 동안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며 사회와의 소통을 시도한다.
살면서 처음으로 진심으로 배우라고 부르고 싶은 사람.
매번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드는 사람.
정재영. 이름 석자만으로 나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
그의 선택이 궁금하지 않은가??
(참고로 감독은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준 감독이다. 감독만으로도 충분히 믿음이 가지 않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