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은 다 해당하나 보다. 평생 머무는 것도 아니고 잠시 머물려고 찾아온 부모님을 대하는 자식들의 자세는 세계가 모두 한 곳에서 시작된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하니 말이다. 늘 이런 장면을 접할 때마다 나는 이러지 말자! 라고 다짐 또 다짐을 해 본다.
자신의 열망과 꿈을 묻어두고 아내의 모습으로 살아가던 그녀가 갑자기 떠난다. 이렇게 갑자기 떠날 줄 알았으면 더 잘해줄 것을..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말이 바로 이것 아닐까? 세상에 미리 정해두고 떠나는 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것을 알면서도 결국 떠나보내고서야 깨닫는 우리는 참 미련하다.
영화는 이 후회에 대한 고찰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제목 그대로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후회의 연속인 듯하니 말이다. (난 원제보다 우리나라 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
영화 속에는 부토라는 일본 무용이 등장한다. 괴기스러운 몸동작과 가부키 화장을 한 배우의 얼굴. 그리고 그것을 열망하던 그녀. 부토는 그림자 춤이라고 한다. 그림자 속의 영혼과 나의 영혼이 함께 춤을 추는 이 무용은 그녀에게는 묻어두었던 자신의 모습과의 춤이었고, 그에게는 죽은 그녀와의 춤이었으리라. 후지산을 배경으로 그녀의 기모노를 입고 부토를 추던 루디의 모습은 두고두고 잊지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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