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비해 강화된 화장실 유머와 욕설... ★★☆
2004년에 미국에서 개봉한 <해롤드와 쿠마> 1편은 한국과 인도 출신이라는 변방 미국인 두 명이 햄버거를 먹기 위한 일종의 로드 무비 속에 인종 편견 등의 사회적 문제를 재치 있고 유쾌하게 표현해 의외의 흥행 성적을 올린 바 있다. 1편에서 주인공인 해롤드(존 조)는 한국인에 대한 일반적 이미지, 그러니깐 성실한 일벌레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인 대학생들의 난잡한 파티를 보여줌으로서 일탈을 감행하기도 한다.
아무튼 1편은 어렵게 햄버거를 먹고, 그 과정에서 성장한 해롤드가 암스테르담으로 떠나려는 마리아(폴라 가시스)에게 키스를 하며 막을 내린다. 2편은 그 직후부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쿠마(칼 펜)의 조언에 따라 암스테르담으로 떠난 마리아를 쫓아 비행기를 탄 해롤드와 쿠마는 대마초를 피려는 쿠마로 인해 테러리스트로 오인 받고, 체포되어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다. 관타나모에서 탈출한 이 둘은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텍사스의 친구에게 가기로 하고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1편과 2편의 기본적인 얼개는 비슷하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속편이 가지는 1편에 비해 모험의 강도는 세지고, 스케일은 커지는 속성을 관철해 낸다. 스케일만 커진 건 아니다. 1편과 비교해 보면 2편은 과도할 정도의 욕설과 화장실 유머가 넘쳐난다. 여성과 남성의 성기를 직접적으로 묘사하기도 하며, 쿠마는 연인 바네사 그리고 대마초와 쓰리섬(셋이서 하는 섹스)을 하기도 한다. 부시를 꼬집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한계를 넘지는 않는다. “도대체 정부를 믿을 수가 없어요.” “정부를 믿지 말고 미국을 믿게”
<해롤드와 쿠마 2>는 대마초를 피며 스스로도 정부를 믿지 못하는 부시 대통령, 무식한 안보보좌관 등을 내세워 정치적 메시지와 함께 인종 편견에 대한 문제를 던져 주고는 있지만, 과도한 화장실 유머 탓에 메시지가 가린다는 단점이 있다. 어쩌면 이건 미국적 화장실 유머에 대한 문화적 거부 정서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1편의 소박한 매력이 - 햄버거를 먹고 싶다는 욕구가 얼마나 소박한가 - 자유라고 하는 거대한 목표로 바뀌면서 1편 성공의 흥행 포인트를 스스로 갉아 먹은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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