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빨리도 나왔다.
스페인공포영화 'REC'를 본게 엊그제 같은데,
(국내에선 작년여름에 개봉) 어느새 발빠른 할리우드가 리메이크했다.
'쿼런틴 (Quarantine : 검역, 격리)'이라는 뜻으로 개봉된 이번 판은,
카메라 앵글부터 내용구성, 결말까지 완전히 판에 박은 듯 똑같았다.
마치 스페인영화에서 미국인들을 위해 말만 영어로 바꾸고,
몇명 눈에 익은 배우들을 내놓은 채. (아는 배우는 제이 헤르난데즈하고 몇몇 얼굴만 익은)
'REC'가 괜찮았던 건, 그동안 숱하게 좀비가 나와서 공포를 만들었던 구성에서
마치 뒤쫓아는 공포와 같이 핸드헬드로 찍은 것 같은 시점구성이 더더욱 공포심을 느끼게 해준것.
'소방서'에 취재를 하러간 리포터와 카메라맨이 영화끝까지 이 이유모를 일에 연관되면서,
그 과정을 담아내는데 그게 어떤 비밀이 숨겨져있다는 내용이었다.
'REC'는 스페인영화로, 사실 작년초 개봉한 '클로버필드'보다 먼저 나온 2007년작이었다.
그러나, 왠만한 전세계팬들에게는 '클로버필드'가 먼저였기 때문에,
페이크다큐형식이면서 배우들이 직접 카메라를 찍는 형식으로,
마치 영화를 보는 내가 같이 공포를 느끼는 특이한 구성을 '클로버필드'에게 선수를 뺏긴셈이다.
(이전에 '블레어위치 프로젝트'가 있었긴 하지만)
좀비영화를 '클로버필드'식으로 이것이 'REC'에 대한 평이었다.
'REC'의 단점이라면, 여자리포터가 너무 짜증나게 소리만 끝날 때까지 질러댔다는건데,
이건 왠만한 관람객들이 공감했을 듯. 이번 '쿼런틴'에서는 그나마 하이톤의 비명이
아니라 견딜만 했다.
얘기하다보니 'REC'얘기가 더 많았는데, 어쩔수없다. 재창조의 노력도 없이
고대로 리메이크한 '쿼런틴'에 대해서는 별다른 할말이 없을 수밖에;
제목도 'REC'가 더 내용모르게 흥미를 끌고, '쿼런틴'은 '격리, 검역'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이미 어느정도 짐작이 가니...
그래도 원작이 괜찮아서인지, 이번 리메이크작도 그럭저럭 알고봐도 또 재밌었다.
할리우드는 이제 전세계 어느나라든 원작을 가져와서 리메이크해대는 게 주 트렌드인듯한데,
너무 노력을 안하고 거저 가져오는 것 같아서 맘에 안 든다. 재창조냐 아니면 충실한 원작재현이냐?
뭐라도 욕먹을 구석이 많은 리메이크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