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부드럽고 편안해진 분위기.. 그러나 감동만큼은 달라지지 않은 거장의 메세지
주인공인 월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은퇴 후 아내와 함께 조용히 살던 중 사랑하던 아내가 떠나가면서 신부님께 월트의 참회를 부탁합니다. 나이 어린 신부님을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하며 거부하는 월트. 그 무렵 이웃에 이민 가족이 이사하고 그들과의 불편한 생활이 시작됩니다. 어느날 타오가 동네 갱 조직에 가입 협박을 받으며 벌어지는 소란이 발생하고 어쩔 수 없이 월트는 그 혼란에 휘말리게 됩니다.
제목 'Gran Torio (그랜 토리노)'는 주인공인 월트가 한국전에 참전하고 나서 포드사에 자동차 생산직으로 근무할 당시 생산한 1972년 형 자동차이고 이는 이번 영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하면 가장 먼저 떠 올리던 산업 중 하나가 '자동차' 산업이었고 그 중에서 최고였던 회사인 '포드'라는 점입니다. 미국의 자동차는 영국의 롤스로이스, 독일의 벤츠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자동차였습니다. 그러나 중국, 한국, 일본 등의 자동차에 그 위치가 전 같지 못하고 포드는 그런 흐름속에 미국에 자동차 시장에서 최고의 자리를 내준 과거속에 최고에 자동차 회사입니다. 이런 분위기와 같이 미국도 현재 세계 시장과 국제 정세속에서 그 위상이 예전같지 못하죠.
월트가 살고 있는 동네도 미국인들이 거의 떠나버린 동네입니다. 다양한 민족과 국가의 사람들이 모여 삶을 살기에 흡사 작은 미국과 같죠. 그 속에서 모국을 사랑한 월트는 초반 그들과 교류를 거부합니다. 예전의 삶을 추억하며 홀로 살고 싶어하지만 어쩔 수 없게 휘말린 사건으로 인해 그들과 교류하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됩니다.
한때 미국이 약소 국가들에 원조를 아끼지 않으며 세계 최고 국가의 이미지를 세웠던 것처럼 월트도 이웃 이방인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그들이 미국에서의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그만의 방식으로 도와줍니다.
이런 초반 분위기는 이전 그의 작품에서보다 조금 달라보입니다. 곳곳에 폭소를 주며 재미있는 관람 요소를 주는 점이죠.
이발소에서 배우게 되는 남자다운 대화 방법, 서로 다른 민족과 문화 사이에서 발생하는 재미있는 상황 (가령 이름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생기는 에피소드), 여자들의 무서움 (특히 아줌마와 할머니...) 등은 코미디 영화 못지 않은 폭소를 줍니다.
하지만 그런 웃음 속에서 후반부로 갈 수록 왠지 모를 불안함이 깔려져 있습니다. 타오를 위협하던 동네 청년 갱단들의 존재때문인데 그가 낯선 이방인들에게 마음을 열고 마치 차고속에서만 지키고 살던 '그랜 토리노'처럼 이제 밖으로 나오려는 즈음에 차를 위협하는
위험과 같이 갱단들은 그들의 삶을 흔들고 있습니다. 한국전 참전에서 겪은 상처는 지금껏 그를 힘들게 하고 혼자만의 삶을 살도록 강요했지만 다시 한번 그를 일어서게 하고 최후에 결전을 준비하죠.
일흔이 넘으신 나이로 이제는 얼마나 연기자로는 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만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감독으로서 그가 주는 이번 작품의 감동은 이전 영화에 못지 않습니다. 그가 갱단과 벌이는 최후의 결전은 촛불과 같은 불꽃으로 다른 사람들을 밝혀줍니다.
세상에서 가장 밝은 불빛이 무언가 묻습니다. 그 물음에 답은 촛불이랍니다. 훨씬 더 밝고 찬란한 불빛이 많은데 왜 촛불일까... 의문이 들지만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유는 자신을 태우면서 주변을 비추는 빛이고 마지막 꺼지기 전에 가장 밝게 빛나기 때문이라네요...
제가 영화를 보고 감동과 함께 그 질문과 답이 생각났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거장의 주신 감동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하고 많은 관객이 박수를 보냈습니다.
비록 아카데미에서 수상은 못했지만 정말 정말 좋은 작품이고 위대한 작품입니다. 꼭 그 감동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