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을 안 본 사람들이 이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원작의 매력에 이끌려 영화를 찾는 사람들만이 열광할수 있어서는 안된다.
원작을 안봐서 모르겠는데 이야기를 들으니 제법 대단한것 같다. 원작팬들이 이해못한다고 자꾸 뭐라 하는데, 당신이 원작을 봤으니까 영화에 몰입을 할 수 있는거라고 본다. 우리는 원작을 모르지만 당신들은 우리 심정을 모른다.
영화에 대해 좀 얘기하자면, 광고감독출신답게 화면은 좋았다. 이 부분은 그닥 이견 없을테니 넘어가자. 특히 코메디언 장례할때는 맘에 들었다. 그런데 거 내용은 공감이 너무 안되더라. 심오하다 어쩌다 하는데, 내용이 이해가 안되서 그러는게 아니라 개연성이 없다고 본다. 이 영화 최악의 포인트는 긴장 안되는 액션이나 난해하다고 하는(전혀 난해하지 않지만) 철학이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일단 로어셰크는 참 좋았다. 최소한 얘는 신념이 있다. 코메디언도 인간적이고 괜찮았다. 여기까지는 나름 인물의 행동이 이해가 됐다.
하지만 또다른 이야기의 축인 맨하튼은 그렇지 못하다. 애초에 맨하튼같은 신에 가까운 초인이 있는데 핵에 의존하는 냉전이 있다는것이 이상하다. 뭐 그건 넘어가고, 인간에게 있는 서로에 대한 사랑에 감동을 받아 인류를 살리러 지구로 돌아왔다는 녀석이(사실 화성에서 고민하는 내용도 썰렁하다) 수백만명이 개죽음당한건 무시하고 아싸 평화가 와써~ 이러면서 떠나버린다. 더 큰 힘의 압제에 의한 평화는 가짜 평화라는 외침을 사뿐히 무시한채-_- 맨하튼이 인류에 질린 상태에서 바이트의 견해에 동의를 하면 모르겠는데, 그리고 원작에서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나로서는 저런 결론이 어떻게 나오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정신상태다. 아니 그것도 좋다. 그런데 화성까지 가서 고뇌를 하고 왔는데 대체 한게 뭐야? 엄한 로어셰크 죽이고 다시 떠나는데 솔직히 화성에 계속 계셨어도 얘기는 똑같이 흘러갔을거 같다.
최악의 캐릭터로 댄을 꼽고싶다. 얘도 원작에서는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스펙터하고 붕가붕가하는거 빼고 클라이막스에서 쳐맞다 로어셰크 죽으니까 질질 짜는거 빼면 정말 하는게 없다. 컴퓨터에서 비번 찾아내는것 정도? 삼각관계도 솔직히 맨하튼하고 스펙터 둘이서 토라졌다 화해했다 해서 주도적인것도 아니고, 로어셰크를 구하러 갔을때도 로어셰크 혼자서 충분히 빠져나올 것 같은 인상이었기 때문에 없어보인다. 안그래도 러닝타임이 길어서 지루했는데 댄을 통째로 빼고 스펙터랑 연애하는 평민을 넣어도 무방했을것 같다.
감독이 원작에 대한 애정이 대단한 것은 눈에 보인다. 하지만 애정이 너무 과하다보니 이야기를 맛깔나게 빚어내지는 못했다. 이야기에 개연성이 없고 쓸데없는 얘기가 너무 많다. 원작팬들이야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것만 봐도 흐뭇할테니 지루하지 않았겠지만, 푸르딩딩한 아저씨가 곧휴 덜렁거리며 돌아다니는거나 긴박한 장면 다음에 별로 없어도 되는 쌩뚱맞은 장면이 나오는건 솔직히 엔간히 재미있는 사람 아니면 몰입이 안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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