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내가 아는 가장 멋지고 바람직한 '보수주의자'.
현실에서나(물론 그것이 보도된 기사 이상의 것은 아니지만), 영화에서나 그는 늘 자신의 가치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의 웅숭 깊은 주름과 성성한 백발을 부러워했고, 언젠가 나도 저런 주름을 가진 '늙은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랜 토리노>.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속으로 울고, 겉으로도 울었다. 가슴을 사정 없이 흔들고, 먹먹하게 만들어버린 영화. 함께 본, 업무로 뺑이 치고 와서 지칠 대로 지친 친구녀석도, 하루의 피로가 풀린다며, 정말 좋은 영화라며 추켜세울 정도였으니! 영화제가 아니라면 접하기 힘든 박수가 엔딩크래딧이 올라가면서 터져나왔다.
영화 속 그는, 여전히 보수주의자였고, 영화는 그런 그의 모습을 간직한 채 마무리된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 것! 차마 '보수'라고 레떼르를 붙여선 아니되는 이 땅의 꼴통과는 격이 다르고, 범주가 다르니까. 비교대상이 아니란 게지.
그리고 마침내, 드디어, 기어코, 양조위, 톰 크루즈, 키아누 리브스를 밀어내고, 내 남자 영화배우 만신전에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올려놓고야 말았다.
올해 아직 많은 영화들을 보겠지만, (난 아직 <체> <밀크> <슬럼독 밀리어네어> <더 레슬러>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등등 주옥 같은 영화를 아직 만나지 못한 상태다!) 감히 이 영화를 미리 내 '올해의 영화'로 찜 해놓고야 말았다. (물론 당연히, 바뀔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이 영화를 놓친다면, 혹은 외면한다면, 당신은 올해 꼭 해야할 한가지를 하지 못한 것이라고 감히, 말해본다.
존경합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선생님. 그까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안 타면 어떻슴까. 오늘 제가 대신 저만의 상을 드립니다. '존경할만한 노장상'!
그래! 수컷이라면 이 정돈 돼야지! 이토록 멋진 수컷, 클린트 이스트우드. (80 먹은 노인네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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