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힘을 가진 거대한 악에 대항한 신념에 찬 정의에 칼.
스릴러 장르의 공식에 맞춘 잘 만들어진 썩 괜찮은 스릴러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하고 믿음을 주는 '은행'을 악으로 설정하여 그들이 가진 거대한 권력과 힘에 대항하는 주인공의 사투가 압권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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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비리에 단서를 잡고 파트너와 내부 고발자를 만나고 돌아오다 파트너가 갑자기 죽고 얼마 후 내부 접선자도 사고사로 죽은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 셀린저 (클라이브 오웬)는 배후에 그가 추격하고 있는 은행 IBBC가 있음을 직감합니다. 그는 지방검사인 휘트먼 (나오미 왓츠)과 함께 수사를 벌이지만 조금씩 실체에 다가갈 수록 목격자나 단서들이 사라져 수사는 벽에 부딛히고 오히려 그들 생명에도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
영화 '인터네셔널'은 빈번히 다뤄지는 거대한 악에 대항하는 미약한 힘을 다루고 있으나 그 '악'의 설정이 조금 특이함을 제외하곤 기존의 다른 영화와 큰 차별화는 갖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전개와 '히트'를 연상시키는 총격전, 클라이브 오웬의 '마초'적인 남성미를 앞세운 카리스마가 절대 권력 앞에서도 흔들림 없는 신념을 가지고 대항하는 일관된 주제를 다루는 철학이 잘 어울어진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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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하는 기존 '은행'의 이미지와는 달리 이번 '은행'은 영화 제목처럼 '인터네셔널'한 은행으로 전 세계에 막강한 인맥과 채무를 앞세워 누구도 어쩔 수 없는 힘을 가진 존재입니다. 처음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관객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해 줍니다. '왜 은행이 그런 짓을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대답입니다.
바로 은행이 원하는 것은 '채무'를 바탕으로 상대방을 조종할 힘을 가지려는 것이라는 것.
이제야 관객은 비로소 은행의 무서움을 깨닫게 됩니다. 개인이나 기업 그리고 국가까지도 '채무자'로 변하게 될 때는 이전에 느낄 수 없는 은행의 무서움을알게 됩니다. 돈을 가지고 은행들을 비교하며 어느 은행에서 예금을 할까 고민할 때는 알 수 없었던 은행의 무서움은 대출에 대한 이자나 원금을 약속한 날짜에 갚지 못하게 될 때 처절하게 알 수 있다면 간단한 답일까요?
기업도 마찬가지이만 여기에 한발짝 더 나아가서 정부나 국가도 예외일 수 없다는 설정입니다.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영화는 이 무서움을 적절한 액션과 드라마를 섞어 극장에서 관람하기에 적당한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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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후반부에서 절대 악의 위력이 다소 작아지는 느낌과 나오미 왓츠에 존재감이 주는 모호함, 그리고 뻔한 결말이 조금은 아쉽기도 하지만 독특한 소재를 통한 흥미로운 내용 전개만으로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최고의 스릴러는 아니겠지만 다윗과 골리안의 대결처럼 엄청난 악에 맞서 싸우는 미약한 정의가 어떤 결말을 이루어 내는 지 흥미롭게 지켜볼 만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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