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만드는 방식이나
그들이 이야기 하고싶은것은 물론 다르겠지만
왠지 비슷하게 느껴지는 두명의 감독이 있었다
크리스토퍼 놀란과 데이빗 핀처..
메멘토에서 시작된 크리스토퍼 놀란의 재능은
작년에 나를 미치게 만들었던
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점이 있다.
다크나이트는 너무 잘 만들어졌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고?
감독이 만들고자 하는 것 보다 더 잘 만들어져버렸다
영화는 감독의 머리에 있는 것들이 실현되어
관객에게 보여지는 일종의 예술이다
다크나이트에서 놀란의 연출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다크나이트는 그 외의 것들이 그 영화를 완벽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고인이 되어버린 히스레져의 광적인 연기(물론 배우의 연기도 감독의 소관이다)
개봉전에 생을 달리한 히스레져는
그 죽음 자체만으로 조커라는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그리고 그것은 놀란의 연출력을 뛰어넘어 다크나이트를 완성시켰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놀란은 앞으로 다크나이트를 뛰어넘는 작품은 만들지 못할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또 하나의 감독이 있다
그 이름은 데이빗 핀처
그의 영화를 보면 누구나 알수있다
그의 재능은 누구보다 뛰어나다
관객을 홀리는 연출력은 누구보다 뛰어나다
세븐을 거쳐 파이트클럽에서 그것은 절정에 달한다
하지만 그는 파이트클럽 이후
뭔가를 상실한것처럼 흔들거렸다
물론 그 후에 그가 만들었던 작품들이 형편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가 가진 "역량"에 비해 아쉬웠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 그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던 거다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그의 갈등은
전작인 조디악에서 가장 크게 보여지는 듯 하다
핀처는 조디악의 캐릭터처럼 자신이 갈길이 뭔지 고민고민하다
꽤 긴 런닝타임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조디악은 물론 뛰어났지만
핀처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자신이 해왔던 것과 해야할 것의 중간에서 만든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는 세븐과 파이트클럽. 자신의 역량이 최고에 달했을 때의 파트너였던
브래드 피트와 다시 만난다
핀처는 놀란처럼 최고의 흥행가가 될 수 있었다
그의 흥행에 대한 감각은 놀란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놀란과는 다르게 잡았다
하고싶은 이야기를 예전과 다르게 만들수 있게 되었다
자신만의 이야기법을 알게 되었다
예전부터 그의 책상위에는
스콧 피처제럴드의 소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이 놓여 있었을거다
시간이 흘러 그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영화를 내놓았다
그리고 데이빗 핀처는 거장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영화가 길다고?
무슨소리인가
한 사람의 생애를 이야기하는데
세시간은 짧다
그렇다면
80살의 노인으로 태어나
아기가 되어 죽는
한남자의 이야기는 어찌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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