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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랬다.. 하지만 아름다웟다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wodnr26 2009-01-21 오전 9:38:41 1012   [0]

초등학생일 때는 교복입은 중고등학생 언니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

교복입은 언니들은 마냥 멋있어 보이기만 했더랬지.

그렇게 소원하던 교복을 입게 되고 1년, 2년.

이젠 하루라도 빨리 교복 훌훌 벗고 미니스컷에 뾰족 하이힐 신은 대학생이 되고싶더라.

 

어쩌면 막연한 로망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얼른얼른 '어른'이 되고픈, 그런 아이의 마음이었을거야.

지금 생각하면 슬몃, 웃음이 나는 :)

 

지금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한가지 더 바랄테야.

마음은 살짝 덜 자라도 괜찮을 것 같아요, 라고.

이 영화 속, 초록빛 싱그런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한 아이들처럼 :)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혹은 "천연꼬꼬댁"

 

 

 

조용한 시골마을.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전교생이 6명인 작은 시골 분교에

전학온 일곱번째 학생은 무려 도쿄 출신 남학생 :)

 

 

 

도쿄 도련님 "오오사와 히로미군"이가 우리 마을 "오오사와"가 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함께 바닷가에서 어울리다 보면 거리감따위는 금새 좁혀지니까 :)

 

 

 

동갑내기 도쿄도련님의 남색점퍼와 맛바꾼 열여섯 시골소녀의 첫키스는

어쩜 그렇게 수줍고 귀엽기만 하던지.

나도 모르게 입가에 흐뭇흐뭇 미소가 번지더라 :)

오염되지 않은 자연 만큼이나 때뭍지 않은 아이들이

한 명, 한 명 어찌나 예쁘던지 말이야 :)

 

 

 

 

친구들은 초콜렛을 만든다, 쿠키를 굽는다 들떠있을 때

발렌타인 초콜렛으로 남동생과 오오사와에게 똑같은 파이프 초콜렛을 주었던 건

소요에게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소요가 아직은 "하나밖에 모르는 순진함"을 가졌기 때문일거야.

 

 

 

매일같이 도시의 소란스러움 속에 사는 우리가 시골의 한적함을 그리워하기도 하듯

아이들에게 도시, 도쿄가 동경의 대상인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거야.

그만큼 도쿄로의 졸업여행은 얼마나 두근두근, 가슴 설레는 일일까 :)

하지만-

새로운 무언가는 기분 좋은 설렘과 함께 얼마간의 낯선 두려움을 함께 갖는 것 같아.

익숙한 무언가가 가끔은 지겹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래서 나를 가장 편안하게 하는 것처럼.

 

 

 

 꿈에 그리던 도쿄의 상상 속의 멋진 도시로서의 모습 이전에

그 번잡한 혼란스러움에 우선 당황하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 같아.

그런 낯설음 속에서 힘이 되는 건 함께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겠지 :)

특히나 무뚝뚝하고 뻣뻣하던 그 사람이

나를 위해 들고 다니던 무거운 돌덩이를 작게 조각내어 건네준다거나, 한다면 말야 :)

 

 

 

그리고 곧 알게될거야

눈을 감고, 귀를 닫고

마음으로 보고 듣는 그 순간,

하늘 높이 솟은 도쿄타워도,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도 저 멀리 사라져버리고

도쿄가 내가 사는 곳과 다를 것 없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낯설음은 두려움이 아닌, 새로움에 익숙해지기 위한 한 과정일 뿐이라는 사실도 :)

 

 

 

중학생이 된 고타로

고등학생이 될 소요와 오오사와

새로운 시작을 앞둔 설렘과

정든 것에 이별을 고해야 하는 아쉬움이 뒤섞여있을 순간.

 

 

 

헤어짐은 만남을 위한 준비라고도 하지만 막상 그 순간,

그래, 이건 또다른 만남을 위한 거니까 괜찮아, 라고

쿨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을거야.

오히려 이젠 두고 와야 할 것들에 대한 애틋함을 가득 담아 나만의 작별 인사를 준비할테지.

꼭 거창한 굿바이 파티가 아니어도 좋아.

진심이 담긴 인사와 맞닿음만으로도 그 마음은 충분히 전해지니까.

그리고 작별의 아쉬움을 이겨내고 발걸음을 떼는 그 때,

우린 좀 더 성장한 내 모습을 찾을 수 있을거야  :)

 

 

 

이젠 나와 너의 사이도 조금 더 가까워지고

내가 너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겁나지 않고-

그건,

너도 한 뼘, 나도 한 뼘 그렇게 자랐기 때문일거야.

불 꺼진 교실의 두 사람이 이렇게나 예뻐 보이는 건

그 촉촉한 마음의 성장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지.

크고 작은 만남과 이별을 겪으며 우린 그렇게 조금씩,

어제의 나보다 큰 오늘의 나를 발견하는 법이니까 :)

 

 

 

천연꼬꼬댁 귀여운 닭 한마리가 앉아있는 교실 이름판

아이들의 손길이 거쳐간 물감과 스케치북

옹기종기 걸려있는 서투르지만 순수한 솜씨들

정갈하게 놓인 소박한 책상, 의자

살랑이는 바람결에 흔들리는 하얀 커튼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법 한 소박한 학창시절의 풍경이 남아있는 이 곳

보는 내내 슬몃, 웃음이 감돌았던 이유는

잊고지낸 나의 옛 기억을 한 장, 한 장 끄집어 내 주었기 때문이야 :)

 

 

그리고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릴 그 곳을

한번 더 꼭꼭, 가슴에 새겨두기.

잊을 것 같아서가 아니라

좀 더 생생하게 기억하기 위해서 :)

 

 

 

참 예쁜 영화야.

정겨운 일본 시골의 풍경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순수한 일곱 아이들의 모습이 더 예뻤던 것 같다.

소요와 오오사와의 사이는 끝까지 친구인지 그 이상인지 모르게 되었지만

그 애매한 사이가 맺고 끊음이 확실한 관계보다 어쩐지 더 순수해 보이더라 :)

장면 하나하나가 마음에 콕콕 와 박히고 오래토록 기억에 남았어.

생각과는 달리 자꾸만 무신경한 말을 내뱉는 자신이 미운 소요

집을 나간 아버지 때문에 엄마와 단 둘이 외갓집으로 내려온 오오사와

저마다의 고민을 가슴에 안은 두 사람의 조금씩 자라는 마음이 보여서

한편으론 귀여운 초등학생 꼬꼬마들의 귀여운 눈높이가 사랑스러워서

2시간여 동안 참 행복했더랬지, 영화 한 편 덕분에 :)

 

 

 

말은 삼각형, 마음은 사각형 -쿠루리

 

말은 삼각형이고 마음은 사각형

둥근 눈물을 몰래 닦아주지

모르는 길모퉁이의

모르는 구석에서

모르는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겠지

언젠가 분명히 너도 사랑에 빠지겠지

잡았던 손들을 뿌리치는 것처럼

 

말은 삼각형이고 마음은 사각형이네

둥근 눈물을 몰래 닦아줘

 


(총 0명 참여)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7-01 16:21
powerkwd
잘 읽고 갑니다 ^^   
2009-05-28 23:01
shelby8318
글 잘 봤어요.   
2009-02-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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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부는 산들바람(2007, A Gentle Breeze in the Village / 天然コケッ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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