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삼국지의 열렬한 팬이다.
초등학교때 상중하로 된 삼국지를 한번읽고
중학교에 들어와서 이문열의 10권짜리 삼국지를 읽고
고등학교때 다시 한번 읽었다.
그렇게 나는 삼국지의 내용을 다 알고
결말을 뻔히 아는데도 불구하고
삼국지는 항상 흥미진진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삼국지중에 가장 인상깊게 읽은 장면을 말하라면
바로 적벽대전을 말할 것이다.
삼국지에서 적벽대전은 굉장히 많은 양을 차지할정도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바로 유비는 그 적벽대전의 승리로 말미암아
어느정도 땅을 손에 넣어 자립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삼국지는 적벽대전에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재밌어하던 부분인 적벽대전 승리 부분이
바로 영화화 되어 나왔다.
적벽대전이라는 판소리도 있고 소설도 있을 정도로 적벽대전은 흥미진진해서
여러 소재로 쓰여왔다.
그 중에서도 이것을 영화한것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드디어 적벽대전이라는 영화가 나온 것이다.
바로 작년 여름에.
적벽대전1이라는 영화가 나왔다.
그 영화를 볼려고 벼르고 있던 차에
시사회 평이 '이제 재밌어질려고 하니까 끝났다' 가 대부분이어서
나는 일부러 2편이 나올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시네마존에 어렵게어렵게 당첨이 되어서
적벽대전2를 보게 되었다.
사실 적벽대전2를 보기 전에 적벽대전 1을 먼저 봐야지라고 생각하고
전날 다운을 받았으나
이런 저런 일에 치여 1을 보지 못하고
결국 영화관으로 향했다.
물론 나는 책을 읽었기에 이해에 크게 지장이 없을거라는 생각을 해서
크게 개의치 않았고 대부분의 속편 영화들이 그렇듯이
1을 보지 못했다고 영화자체를 아예 이해못하는 것이 아니니깐 하는 생각으로
적벽대전2를 보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적벽대전 2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먼저 첫번째로(여기서 순서는 단지 생각나는 대로 적은것이다. 별 다른 의미는 없다.) 캐스팅!!
적벽대전의 캐스팅은 별이 다섯개 만점에 네가 반을 주고 싶다.
그만큼 캐스팅을 아주 잘했다. 각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날뿐만 아니라 캐릭터와 얼굴이 아주 잘 맞았다.
물론 분장때문에 더 그런 걸수도 있겠지만.. 흠 개인적으로는 자꾸 주유와 공명이 헷갈려서 고생했다는;;
어쨌든 소교의 가녀리고 청순한 이미지는 린즈링과 아주 잘 맞았고 주유의 바른 이미지와 공명의 총명한 이미지도 각 배우들에게 아주 잘 어울렸다. 관우도 분장을 잘해서 그런지 몰라도 한눈에 관우인줄 알 수 잇었고 장비는 이름이 써지기도 전에 모두 장비라는걸 알 정도였다. 그리고 유비는 그 인자함이 얼굴에 잘 묻어나는 배역이었고 손권 역시 그 위풍당당한 기풍과 잘 어울리는 배역이었다. 조금 안타까운것은 조자룡이나 조조였다. 조조가 좀 더 비열하게 생겼음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다. 그리고 상향역을 맡은 내가 인상깊게 본 조미역은 바로 나의 시선을 끌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황제의 딸에서 나온적이 있는 제비역을 맡은 배우였기 때문이다. 거기서의 제비도 말괄량이같고 겁없고 천진난만한 이미지였는데 역시 이번에도 그런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 캐스팅은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배우가 그 역을잘 소화해내는데는 이미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번 영화는 캐스팅면에서 완전히 만점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훌륭한 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두번째로 CG .
CG가 중요한 영화가 있고 중요하지 않은 영화가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CG는 꽤 중요하다. 왜냐하면 적벽대전의 기본은 바로 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날씨이다. 적벽승리에서 날씨는 꽤 큰 요인을 차지 한다. 그리고 불은 핵심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 많은 배들을 불 태워서 촬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학교를 다니면서 특수효과에 관한 교양을 들은 적이 있다. 그 강좌를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에서 CG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대강 알 수 있다.특히 적벽대전2와 같은 영화에서 CG는 영화의 생명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적벽대전은 실제로 굉장히 멋있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말 할 수 있다.
나는 보는 내내 영화속 장면에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 화려한 장면들은 영화가 끝난뒤에도 쉽게 잊혀지지가 않는다. 하지만 만약 이 CG가 대충 만들어진 허접한 CG였다면 이 영화의 완성도가 높았을까?라고 감히 생각해본다. 이 영화의 CG는 수백개의 배와 화살을 어색함없이 만들어줬고 그것들이 불타는 것 또한 웅장하게(불타는데 이런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정말 배가 불에 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이 불타는 CG는 조금 아쉬웠다. 어쨌든 이 영화에서는 다른 영화와 달리 CG가 꽤 많이 쓰인다. 어떤 방법의 CG를 사용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CG완성도는 꽤 높다고 할 수 있다. 이것역시 별점을 매기자면 별다섯개의 별 네개 정도는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토리.
사실 영화에서 뜯어봐야 할 것은 캐스팅, CG, 스토리 말고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그 중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겠다. 모든 사람들이 아무리 캐스팅이 좋고 볼 거리가 있어도 스토리가 별로라면 보지 않을 테니깐. 스토리가 좋아야 모든 것이 좋아 보인다. 이 스토리안에는 주제까지 포함시키겠다. 사실 이 적벽대전2는 내가 읽은 삼국지의 스토리와는 좀 다르다. 원래 책은 제갈공명에게 초점을 맞춘다면 이번영화는 주유에게 초점을 맞춘것 같다. 오우삼감독.. 그 사람은 중국 영화계의 거장이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보면 은근 문학작품이나 문학적인 요소들을 끌어온 것이 많다. 그는 아마도 추측하건대 삼지를 읽으면서 주유라는 인물이 꽤 인상적이었나 보다. 확실히 이 영화는 주유에게 많은 초점을 맞췄다. 그녀의 아내가 조조진영으로 가는것도 그런 의미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주인공을 보다보면 주유라는 것을 곧 알 수 있다. 물론 그가 대도독이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뭔가 처음부터 그에게 초점을 맞춘듯한 인상이 강하다. 어쨌든 그렇게 용맹스러운 주유가 드디어 전쟁에 승리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책과의 또 하나의 다른 점은 바로 군사손해이다. 실제 삼국지연의에서는 적벽대전에서 동맹군의 피해는 아주 적고 군사도 얼마 죽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서로의 군대의 피해자가 엄청나다. 그리고 결국 남은 사람도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의 주제를 구현하는 주유의 한 마디! 이 전쟁의 승자는 아무도 없소 (기억력이 좋지 않아 맞는건지 모르겠지만 대충 이런 말이였다 ;) 여기서 나는 감독이 왜 그렇게 전쟁신을 오래 보여줬고 전쟁에 죽는 두 군사들에게 포커스를 왜 오랫동안 맞췄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다. 감독은 우리에게 전쟁의 승리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아마도 평화라는 것을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소교가 말한 진정한 백성을 위한 것은 전쟁이 아니라는 것.. 뭐 나에겐 그렇게 와 닿았다. 전쟁을 일으켜봤자 서로 손해만 일 뿐이고 다 같이 잘 사는게 오히려 승자라는 그런 의미같았다.
그래서 나는 삼국지연의와 다른 이 영화가 꽤 마음에 들었다. 뭐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흔한 주제지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삼국지에서 이런 주제를 생각해냈다는 건 대단한 것이다. 그 아무도 이러한 시도를 하진 못했을 것이니깐. 그래서 나는 이 스토리를 바탕으로 이 영화가 대단한 작품성은 아니지만 어느정도의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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