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에 미친 뤽 베송.. 제이슨 스타뎀...★★★
떡 벌어진 탄탄한 근육의 상반신, K-1 챔피언인 세미 슐츠조차 떡실신시키는 강력한 파워, 거기에 여성에 대한 자상함. 이 정도면 어느 여자가 반하지 않으리오. 그런데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도 반하게 하는 미칠 듯한 스피드를 뽐내며 제이슨 스타뎀이 벌써(?) 돌아왔다. 그저 그런 B급 액션 배우 정도로 평가되던 제이슨 스타뎀이 부쩍이나 자주 찾아오는 느낌이다. 2008년에 <데스 레이스>와 <뱅크 잡>, 두 편으로 한국을 찾더니 2009년 벽두부터 <트랜스포터 : 라스트미션>으로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일부에서 <트랜스포터 : 라스트미션>에 대해 내용이 없다는 등의 비판을 하고 있지만, 대체 언제부터 우리가 제이슨 스타뎀 나오는 영화에서 내용을 따졌는지 모르겠다.(<아드레날린>, <데스 레이스>에 무슨 내용이 있었지???) 그가 출연한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기대하는 건 오직 하나, 화끈한 액션 아니었던가. 내용에 대해서 말하자면 사실 부실하긴 엄청 부실하다. 대표적으로 대체 왜 악당들이 발렌티나(나탈리아 루다코바)를 차에 실어 옮기는 것인지 답을 주지 않는다. 굳이 유추해보자면 그건 프랭크(제이슨 스타뎀)를 차에 묶어 두기 위한 장치다. 일종의 맥거핀.
차와 20m 떨어지면 몸이 폭파하다는 설정으로 인해 이 영화에서 최고로 기막힌 두 장면의 연출이 가능했을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차를 쫓아가는 장면과 아우디 승용차로 기차 객석 꽁무니를 들이박는 장면. 이 두 장면만으로도 말도 안 되는 설정은 용서해 줄 수 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해 스피드에 미친 건 제이슨 스타뎀이 아니라 뤽 베송이다. <택시> 시리즈, <야마카시>, <트랜스포터> 시리즈, <13구역>, <더 독>, <테이큰> 등 그가 제작한 대부분의 영화는 바로 미칠 듯한 스피드의 액션으로 꾸며져 있으며, 공간적 배경과는 관계없이 대부분 당당하게 영어로 대화를 한다. 뤽 베송이 추구하는 영화적 색깔에 가장 적합한 온도가 바로 제이슨 스타뎀의 몸과 액션이며, 그가 현재 관객에게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 여배우의 외모에 대해 말들이 많다. 주근깨가 그득한 얼굴. 나도 여배우에 대해 불만이 없는 건 아니나, 어쩌면 그건 문화적 상대성에 기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서양에선 주근깨 많은 얼굴을 귀여워한다던가. 어쨌거나 서 있을 때보니 몸매가 떨어지는 편은 아닌 듯.
※ 세미 슐츠가 맡은 역할이 처음엔 최홍만에게 제안이 왔었다고 한다. 최홍만이 거절해 세미 슐츠에게 갔다고 하는데, 왜 거절한 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최근 들어와 계속 지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그나마 영화에 출연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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