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턴 프라미스 (원제는 "Eastern Promises")는 데이빗 크로넨 버그의 36번째 작품으로 2007년에 만들어져 IMDB 7.8, yahoo 비평가 B+ (4명의 심사 중 한명이 C+이고 나머지가 A 이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크로넨 버그가 감독을 했다는 점과 주연으로 비고 모텐슨, 나오미 와츠, 뱅상 카셀 등이 주연을 맡아 호화 배역진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감독의 기존 영화 스타일과 비고 모테슨이 어울어져 섬뜩할 정도로 차분하고 잔인하게 관객들에게 보여집니다. 특정 장면에서는 여성 관객들의 짧고 작은 비명이 곳곳에서 들릴정도로....
정말 이 영화에 카피로 내건 "금세기 최고의 걸작"이라는 표현이 영화를 홍보하기 위한 과장된 광고가 아님을 느낄 수 있도록 영화는 내용적으로 짜임새가 있고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감독의 역량과 함께 훌륭한 작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감독은 이전 대표 작품들 '크래취'와 '투 다이 포', '레져렉션' (이분이 13일의 금요일 속편을 만들었다는 점이 좀 낯설기는 합니다)에서 보여 주는 인간의 심리적 공포와 내면의 욕망을 위한 야망등을 이 영화에서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화면 역시 이전 작품들과 유사하게 시종일관 약간 어두운 색감을 사용하여 어두운 인간의 내면을 화면에서도 보여 주고 있죠.
다음으로 배우들을 보면 이 영화는 비고 모테슨을 위한 영화라고도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만이 도드라져 보일 정도로 훌륭하게 마피아 역을 소화해 냈습니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잔인하고 냉정한 모습은 이전 작품들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새로운 배우라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몰입하게 만듭니다.
그는 체중 감량과 헤어 스타일을 바꾸면서까지 감독이 원하는 이 역의 핵심 포인트를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 냈습니다.
이번 그의 역할에서 정말 어려웠을 부분은 그런 냉정함과 잔인한 그 이지만 내면의 따듯함을 가진 남자라는 점이 중요한 연기 포인트였지만 그는 훌륭히 소화해 냈습니다.
또 다른 배우인 뱅상 카셀은 이전의 남성적인 역할에 반해 이번 영화에서는 아버지의 힘을 빌어 자신의 능력보다 쉽게 조직에서 인정받고 살아가는 나약한 존재로 등장합니다. 비고 모테슨과는 막역한 형재와 같은 존재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운전수라며 철저히 무시하는 이면성도 보여주고 있지요.
지금까지 모니카 벨루치와 '라빠르망'을 통해서 만나 아직까지 잘 살고 있는 훌륭한 남편임에도 틀림없는 그가 그저 부러울 따름이고~
또 다른 중요한 인물인 나오미 와츠는 병원 조산원에서 일하면서 우연히 마피아 조직과 연결되는 사건에 휘말리는 존재로 나와 이전과 다름없이 무난한 연기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 보다는 그녀의 진정한 배우로서의 아름다음을 보기 위해서는 '페인티드 베일'을 추천합니다. 에드워드 노튼과 나와서 보여주는 로맨스는 그녀의 진정한 내면과 외면적인 아름다음을 충분히 보여 주는 역작이었죠.
이런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이 영화가 금세기 역작이라고 불릴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내용일 것입니다. 14살 소녀가 어느날 조산을 하여 숨지고 그 아이를 고아원이 아닌 부모를 찾아 주기 위해 나오미는 그녀의 일기를 통해 마피아 조직과 만나게 되고 그 일기의 내용 때문에 오히려 그녀와 가족들은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하나의 큰 축과 그 마피아 조직에서 무능한 아들이 자신의 사생활을 떠 벌리고 다녔던 조직의 동지를 죽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또 다른 축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게 돌아가 숨쉴 틈 없는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독의 역량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서로간의 얘기는 빈틈없이 딱 맞아 돌아가면서 결과가 궁금해 영화를 빨리 돌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지요.
이 영화에서 몇 번의 명 장면이 등장하는데 조직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다가 드디어 조직에 입단식을 하는 장면. 여기서 그는 자신의 부모를 욕하고 모욕해도 참아 내며 자신의 목적과 야망을 위해 참아 내는 내면적 연기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욕탕 격투씬도 정말 추천할 만 합니다. 왜 목욕탕에서 싸우게 되는지는 스포일성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시기를 바라며, 이 장면에서 그는 알몸으로 자신을 죽이려는 2명의 남자들과 사투를 벌입니다. 아주 예전 목욕탕 장면은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가 주연한 고릴라 "Raw deal" 이라는 영화 초반부에서 벌어지는 목욕탕 장면이 기억이 남았는데 이 영화도 그 이상 가는 명 장면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시는 관객마다 느낌이 틀리겠지만 마지막 엔딩에서의 비고 모텐슨의 장면은 마치 대부의 마론 브란도를 연상하거나 스카 페이스의 알 파치노를 연상하게 하는 비장함과 야망을 이룬 모습이 대사없이 그를 클로즈 하는 화면을 통해 최고의 장면으로 보여 집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잔인하면서도 냉정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전개됩니다. 그리 어렵지도 이해가 안가는 난해함도 없지만 영화가 끝나는 무렵에는 다소 지금까지 기대했던 결말이 아닐 수 있음에 허무가 약간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것을 통해 보는 각자의 관객이 판단하고 생각하기를 유도하는 이유이기 때문에 오히려 '여백의 미'와 같이 우리에게 더 크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금세기가 아니라도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꼭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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