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이란게 실제로 그 삽질을 말하는 것은 아닌데도
삽질의 여왕...양미숙은 진짜로 이유없이-그러면서도 이유있는-땅을 판다.
유부남이 된 지 오래인 은사를 스토킹에 가깝게 짝사랑, 아니 뭔가 모르게
자신의 쪽에서는 벌써 연애가 시작된 듯 애닳게 군다.
초반에는 "쟤 진짜 모르고 저러는 거야, 알면서도 그러는 거야?"
그런 생각까지 들 정도로 제정신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안하는 짓을
영원불멸 안면홍조증의 일생 왕따&찐따인 그녀는 한다.
안면홍조증 치료가 전문인 피부과 의사에게 정신과 상담을 하질 않나.
얼굴 예쁘고 성격 착한 듯한-사실 왕내숭에 좀 멍때리기 스탈-유리 선생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거기에 타당성도 없는 무한 질투심으로 매일 버닝이다.
짝사랑하는 유부남 선생의 딸에게 본인 사심 90%로 잘해주는 척 작렬하고
설상가상 그 선생딸도 전따다. 이 영화는 그야말로 찐따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삽질의 정점은 요거다, 라고 외쳐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 속의 양미숙은 그야말로 비호감이다. 아무도 안 사랑할 수 밖엔 없다.
이쁜 구석도 없고 긍정적인 구석도 없고 자신마저도 자기가 창피한 여자다.
자기는 한번 태어나봤음하는 얼굴로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남자를 가로챈(?)
유리 선생이 죽기만을 바라는 순수하고 올곧게 속좁은 여자다.
그런데 120%로 표현된 것 같은 양미숙이라는 캐릭터는 사실 모든 여자들의 모습이다.
자기보다 예쁜 여자가 뭔가는 나보다 모자라길 바라고(지성이나 개념유무 등등)
그런 여자의 연애가 뒤틀리는 것에 속으로는 기뻐하고 그런 여자가 친한 척
다가오면 어떻게 뒷통수를 칠까 약간은 고민하게 되는 그런 속성말이다.
뭐, 그렇다고 진짜로 예쁜 여자들은 다 죽어야된다고들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이 영화 내용은 어떤 면에서는 비현실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매우 현실적이다.
그래서 "맞아! 맞아!"이러다가도 "에이...저건 아니지"싶은 게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빵터지는 웃음을 기대하는 분들에겐 비추다.
전체적으로 혼자 씩 웃고 넘어갈 정도의 위트뿐이다. 그게 웃긴 것보다
지극히 처절해서 그러면서 지극히 찌질해서 빵터지지가 않는다.
처음에 시놉보고 왜 19세지 이랬는데 뭐 별다른 이유는 없고
대사때문인 거 같다. 하지만 요즘 10대들도 알거는 다 안다는 걸
아니 실은 20-30대보다도 더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걸 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다(笑)
조조로 봐야지 봐야지 하고는 일주일이나 못보고 이제 뒷북으로
쏟아지는 비를 뚫고 바람의 가르며 본 나의 소감은
보통이면서도 그보다는 약간 더 괜찮은 영화? 요 정도다.
왠지 남자들은 도통 이해를 못할 영화일 것도 같고
여자들도 과반수는 이해를 못할 거 같은 영화다.
이 영화가 재밌다 안재밌다 그럴 스타일 자체가 아닌 거 같지만
구지 그렇게 선을 긋자면 양미숙한테 몰입이 되느냐 안되느냐
요걸로 판가름이 날 듯하다.
참, 그리고 나는 공효진보다 유리 선생역의 배우가 더 눈에 들어왔다.
맹하면서 은근히 내숭떠는 모습이 양미숙과는 또다른 삽질의 진수를 보여준다.
처음엔 그렇게 예쁜가 싶더니 끝날 즈음엔 매력이 있다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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