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 매니아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어느정도 입소문이 타던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돈을 많이 들였거나, 대단한 것이 있는 영화는 아닌데, 그 소문이 궁금해서 보게 된 영화 '맨 프롬 어스'.
이 영화는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낼수 있는 영화다.
한 마을에서 딴 곳으로 이사가는 친구 '존 올드맨'을 환송해주기 위해 그의 집에 모인 몇몇 사람들.
그 사람들은 모두 학교교수로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적 지식을 갖고있는 이들이다.
그들은 '존'을 환송해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존'이 뜬금없는 얘기를 한다.
자기는 만사천년동안 이 세상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처음에는 사람들이 그의 얘기가 얼마나 허황되고 헛점이 많은지 들어주는척하다가,
점점 진실인 것 같은 그의 얘기에 빠져들게되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놀람과 웃음과 슬픔을 동시에 겪게된다.
이렇게 영화는 그냥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몇몇의 배우들이 나와 이야기를 하는것만으로써
영화를 이끌어나가는데, 영화가 흡입력이 있는 이유는 바로 배우들의 입에서 나오는 토크에 가까운,
그렇지만 이 영화의 주제인 '스토리'때문이다.
과연 '존'은 만사천년의 역사를 살아온 사람일까? 아니면 그냥 지어낸 이야기를 하고있는걸까?
존을 비롯해,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은 각자의 분야의 지식을 이용해 그의 헛점을 파고들지만, 쉽지않다.
이야기는 점점 거슬러올라가 '존'은 과연 누구인가?까지 다루게된다.
이 부분은, 종교적얘기까지 당연히 나오므로(역사에 종교가 빠질수없다.)
특히 독실한 기독교신자들에게는 거슬릴만한 성서,성경,예수 등의 진실과 허구에 대한 얘기까지 나오기때문에,
영화속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여교수가 화낼정도로 그것에 대해 다루고 있기도 하다.
물론, 우리가 보는 영화자체가 누군가가 만들어낸 작품이니까, 우리가 보고있는 내용도 진실이라 할수없지만
한번 생각해볼만하다. 영화의 첫번째 의도와 논란점, 바로 종교 그러니까 기독교에 관한 얘기인듯.
아무튼, 영화속 사람들은 만사천년을 살았다는 그의 얘기를 들으면서
그와 비교되는 자신의 죽음과 믿음, 신앙, 종교등에 대해 정체성확립이 흔들리게되면서
그의 얘기에 자칫하면 자신이 살아온 모든것을 잃어버릴듯한 느낌이 들자 그를 몰아세우기시작하는데,
그 시점부터 영화는 정리단계에 들어간다. 이것이 바로 영화가 진지하게 파고들어간 두번째 의도점.
진실을 얘기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자신이 믿어온 모든 신념과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사람들은 당연히 진실을 외면하고,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은 사실만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것이 한 사람의 짧은 인생을 온전하게 보존하고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인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속 그들은 만사천년인생의 그의 앞에서, 자신의 짧은 죽음은 덧없이 보이고 한없이 별거아닌것
처럼 보이기에, 그에게 그 사실이 거짓임을 말하라고 독촉한다. 과연 그 결말은?
그 후, 영화는 깔끔하면서도 조금은 허무하게 끝낸다.
이 영화를 높이 산 점은, 입에서 나오는 대사만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흡입력과
그 다루는 내용 또한 관객들을 호기심으로 이끌만한 내용이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에 '환상특급'이라는 미국드라마가 있었는데, 그런 느낌을 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SF적 영상은 단 한장면도 안나오지만, 방대한 SF적 느낌의 상상력과 동시에 종교적 쟁점까지 가지고있는
영화다. (작가는 TV 시리즈 ” 환상특급 ” 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SF 소설가인 “ 제롬 빅스비 ”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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