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만이 유일한 구원이었던 작은 참새, 에디트 피아프...... ★★★★
<라비앙 로즈>는 2007년 2월 프랑스에서 개봉해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베를린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으며, 200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극중 에디트 피아프를 연기한 마리온 코티아르가 프랑스 여배우 중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면 마리온 코티아르가 왜 케이트 블란쳇, 줄리 크리스티, 엘렌 페이지 등을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건 보통 전기영화들이 그렇듯 이 영화 역시 주인공을 맡은 마리온 코티아르의 연기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으며, 실재 에디트 피아프를 보는 듯한 마리온 코티아르의 연기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15년 파리 벨리빌에서 태어난 본명 에디트 조반나 가시옹인 에디트 피아프는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다가 창녀촌을 운영하는 할머니 손에 넘겨진다. 이곳에서 각막염을 앓기도 하지만, 티틴 등의 귀여움을 받으며 자라던 에디트는 곡예사인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다시 거리로 나서게 된다. 우연찮은 기회에 노래에 재능이 있음을 확인한 에디트는 친구인 모르몬과 함께 어머니처럼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에디트는 카바레 지배인인 르이 르플레의 눈에 띄면서 성공을 거두는 듯하지만, 그가 살해당하면서 추문에 휩싸이기도 한다. 어렵게 재기한 그녀는 프랑스의 대표 여가수로 성장하고 막셀 세르당을 만나 일생일대의 사랑을 하지만, 연인을 좀 더 빨리 보고 싶었던 에디트의 부탁으로 예정보다 일찍 여행길에 오른 막셀 세르당은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 영원한 이별을 고한다. 이러한 과정은 영화에 충실히 재현되어 있다.
물론 영화가 에디트의 모든 생애를 세세히 살피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에디트의 생애 중 가수로 데뷔하기 전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과 아마도 그녀의 유일한 사랑이었을 막셀 세르당과의 일화에 좀 더 집중하고 있으며, 그러한 감독의 선택은 적절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에디트 피아프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일지라도 영화에 나오는 <라비앙 로즈> <파담 파담> <사랑의 찬가> 등의 노래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에디트 피아프는 키 147cm의 작은 키, 그리고 끊임없는 불운에 시달렸지만, 샹송을 전 세계에 알린 프랑스 최고의 가수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집에 있던 한 장의 베스트 앨범 정도를 통해 노래 몇 곡만을 알았을 뿐인 에디트 피아프. 노래만이 유일한 구원이었던 작은 참새, 에디트 피아프의 전기 영화인 <라비앙 로즈>가 특별한 영화적 문법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영화가 특별하다면, 그건 에디트의 거의 전 생애를 기막히게 연기한 마리온 코티아르에게 전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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