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인터넷으로 영화가 알려지고 네티즌의 힘으로 영화가 뜨고 지는 때와 달리 10년 전 쯤에는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좋은 영화가 알려지던 때가 있었다. 그 당시 최고의 일본 영화를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던 영화가 있다면 바로 '러브레터'일 것이다. 이 영화 시사회를 보고 난 느낌은 상당히 그 때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러브레터'와 몇가지를 비교해 보려고 한다.
우선 영화 내용이 너무 산뜻하고 감상적이며 또한 감각적이기까지 하다. 다소 지루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주된 내용은 풋 사랑이다. 학창 시절의 첫 사랑... 이 영화의 주 배경은 일본 산골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함께 있는 규모의 작은 학교...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10명도 안되는 학교에 도쿄에서 한 남자아이가 전학 오면서 영화는 시작하고 동급생인 여자아이와의 풋 사랑을 주 얘기로 보여 주며 시골 마을의 인정 어린 장면과 웃음등을 보여준다. 러브레터도 지난 학창시절의 풋 사랑을 떠올리며 회상하지 않던가....
그리고 아름다운 장면이다. 러브레터도 눈이 내린 배경을 아름답게 보여 주고 있는 것처럼 이 영화는 시골 마을의 아름다운 장면을 많이 보여 준다. 파란 바다... 그 속에서 살아 가는 사람들의 순수함...
또 하나 굳이 비교하자면 등장 인물의 '어여쁨'이 아닐까... 한 때 러브레터를 다시 보고 싶었던 이유 중에 주인공이 너무 예쁘고 귀여웠던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도 못지 않게 귀엽고 사랑스럽다.
인생에서 황금기인 학창 시절의 풋풋한 사랑을 보여 주면서 그 속에 유머를 적절히 보여 주는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지나간 각자의 첫 사랑이 떠 오를 것 같다. 그 때 당시의 행복함이 느껴지고 생각나다. 이 영화는 유독 Fade Out 장면이 많다.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장면 장면 이후의 내용이나 상황을 상상해 보라는 감독의 배려가 있지는 않을 걸까?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시대에 이런 영화 한편이 우리 인생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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