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임리스><다크니스>등의 공포영화를 전문적으로 담당했던 스페인
의 영화감독 자우메 발라구에로의 영화를 접하는 건 처음이었다.
영화 <클로버필드> 를 시작으로 요즘 눈에 많이 띄이는 실시간
캠코터 촬영기법으로 리얼리티를 살리는 영화로서 선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이 영화도 그러한 절차를 따르고 있다.
조지 A. 로메오 감독의 <다이어리 오브 더 데드> 역시 그러한
기법을 따르고 있고 좀 더 스케일이 큰 느낌으로 좀비영화의
대가적인 느낌을 확인한 바 있는데 이 영화는 리얼 다큐 프로그램
'당신이 잠든 사이에' 에 내보낼 영상을 위해 소방관들의 생활을
취재하던 생활 TV 리포터와 카메라멘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토리
이다. 소방대원들의 일상을 취재하는 리포터 안젤라와 카메라맨
파블로의 취재로 시작되는 영화는 얼핏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을
풍기지만 이러한 느낌을 호러라는 장르와 연관시키는 하나의
사건을 연결시킴으로써 리얼리티를 살리는 공포감을 연출하려
했다. 소방관들의 일상을 취재할 때만 해도 그러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들과 함께 하게 된 소방관 둘과 현장으로
출동하며 아파트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영화의 주 무대인 폐쇄된
아파트는 공포의 현장으로 돌변한다. 끔찍한 비명을 들었다는
아파트 노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노부인이 사는 곳으로 향하는
소방관과 먼저 현장에 있던 경찰들, 그리고 그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대로 촬영하며 따라가는 안젤라와 파블로의 앞에 피
투성이의 노부인이 나타난다.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노파의
이상한 상태에 접근한 경찰관 한명이 물리고, 응급처치를 위해
경찰관을 데리고 내려온 일행들은 소방관 한명이 위에서 떨어지는
상황까지 맞이한다. 당국에서는 'BNC프로토콜' 을 들먹이면서
감염이 의심되는 아파트를 아무런 이유 설명없이 폐쇄조치하고
만다. 어떤 전염병이라고 만 유추하게 하지만 아파트 사람들은
전원 패닉상태에 빠지고 경찰관과 소방관, 그리고 안젤라와
파블로 모두 우왕좌앙하며 상황을 맞이한다. 건강 검사관의
안전확인여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그들은 노부인에게
물린 경찰관과 물린채 위에서 떨어진 소방관이 함께 머무는
상황이다. 감염원인의 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점으로 가는 과정까지의 영화는 단지 약간의
긴장감을 유지할뿐 호러 좀비영화로서의 면모를 느끼지 못하게
하지만 전체적인 공포의 분위기가 흐르는 순간 이 리얼리티적
실황 촬영을 하는 기법은 강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공포적
느낌을 갖게 하는데 성공적인 영향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어느
정도 예상가능한 전개와 마지막까지 이어준 긴장감의 끈도
이 영화의 장점을 그렇게 크게 부각시켜 주진 못했다. 갑작스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공포적 상황에 대한 긴장감과 영화의 후반부
에 보여지는 실황촬영의 공포를 느끼기에 만드는 촬영기법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영화의 초,중반부는 너무
지루한 느낌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패닉상태와 신경전을 이루는 부분에 시간할애를 많이
하고 있기때문에 리얼리티를 느끼기에는 확실한 느낌이 들지만
그와 함께 지루함이 느껴지는 부분이 중반에 너무 긴 시간동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얼리티적인 느낌으로 확인하는
좀비물은 이채롭기도 하고 색다른 공포적 체험을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줄수는 없어도 그래도 킬링타임
무비로서는 괜찮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러한
실황중계의 장점을 최대로 살리지 못한 전체적인 느낌을 본다
면 평범함을 넘어선 특이성을 갖추기엔 다소 무리한 영화가
아니었나 하는 감상이 남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