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가진 힘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에서도, 이름만 들어도 아는 스타들의 출연에서도, 멋진 음향효과나 음악을 통해 나오지 않는다 -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음악이 한 번 밖에 안 나온다, 그것도 배경음악이 아니라 자동차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다 - 영화의 힘은
잔잔한 듯 긴장감을 주는 각본과 그 각본을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처럼 소화해내는 배우들, 그리고 일상적인 생활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감독의 연출력에서 나온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내뱉는 말들은 평범해 보이지만, 영화 전체를 다시 생각해 보면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 다른 여자를 만나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리비아,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섹스하고 있을 거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 닐스, 만난지 두번밖에 안된 낯선 남자에게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졌냐고 묻는 미리암, 이에 긍정도 부정도 않는 빌... 하지만 이런 머뭇거리는 빌의 태도에 오히려 미리암은 흥분하고, 노골적으로 빌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독특한 영화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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