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으로 국내에 유명해졌던 감독의 출세작이다.
글로만 읽다가, 입소문으로만 듣다가, 기회가 생겨 꼼꼼히 봤다.
영화보는 내내, 딱 두가지 생각만 들었다.
우와, 저 감독의 연출력!
쯔쯔, 배우들 정말 고생했겠네.
영화가 끝나고 하루 종일 이 영화 정리하기에 정신이 없었는데,
다른 재미난 영화 - 성녀 요한나 - 보는 바람에 생각하기를 멈춘다.
불을 빼앗겨버린 종족이 불을 찾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생존 이야기라고 단정을 지을 수도 있겠지만, - 영화에 자막하나 없어도 충분히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 단지 선사시대 불은 이만큼 소중했다라는 이 짧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감독과 그외 영화만드는 사람들이 저렇게 고생해가면서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영장류 안에서 사람
이 사람이라는 분류는 과연 다른 분류들하고 뭐가 다를까?
그렇다면 그 다른 점이 사람다움을 부여하는 것일진데,
지금의 사람다움이라는 것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같은 사람 그 자체에 대한 감독의 아주 집요한 철학이 담긴 영화인 듯 하다.
이제는 이런 인간자체에 대한 물음들이 지금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니,
굳이 꺼집어 내어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현대인 답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지만,
하루 동안, 1980년대로 돌아가서 지적놀이를 한껏 즐겼다.
순수와 실천, 우익과 좌익 ... 그 속에서 참된 사람은 ..... 하면서 떠들었던 그때를 기억하며.
연애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돈벌이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대인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건강에도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놀이를 말이다.
제발 다음에는 가슴 따뜻한 영화를 보고 나서
오늘 하루 힘 내서 보다 열심히 재미나게 잘 살아야지 다짐을 하게 하는, 힘이 불끈 쏟는 그런 영화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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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말이지 참 사소한 것에 목숨걸지.
어차피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인데,
좀 크게 보고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하는 쪽으로 생각을 좀 모아주면 어디가 덧냐고 하겠지만,
그리 대범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이런 모양은 아니겠지.
장자에 나오는 붕이나 곤의 모습이겠지.
돈 잘 버는 법은 잘 알고 있을지 몰라도,
사람은 아직 잘 모르는 그 아저씨도 한 번 봤으면 참 좋겠다.
얼마나 사람이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지,
그 사소한 것이 얼마나 그 사람 그 당사자에게는 절체절명의 문제인지.
- 미국 쇠고기 수입 고시가 있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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