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애초에 영화자체에 대한 기대보다는 여주인공 엄정화에 대한 가쉽거리가 더욱 흥미를 일으켰던 영화였다. 그래서 엄정화에 포커스가 맞춰진 영화라고 생각했고 그것으로 승부를 건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또한 상대역 감우성에 대한 기존 이미지 탈피가 과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컸고.. 과연 그 선량하고 부드러운 그래서 따뜻한 남편역에나 어울릴 듯한 그가 연애지상주의자의 역을 소화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말이다.
그런데 어제 난 2시간여 동안 영화를 보면서 웃기도 많이 웃고 참 즐거워했다. 주인공들의 무난한 연기 특히 감우성의 그 선하고 부드러운 미소 속에 숨겨진 차가움이 영화 속에서 빛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톡톡튀는 맛깔스럽고 재치있는 대사는 영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원작소설의 힘인지 시인인 유하감독의 감성이 그대로 영화에 투여되서인지 간만에 짜임새있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