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고많은 스릴러중에 이제야 이런 설정의 스릴러가 나왔나 싶다. '킬 위드 미? (KILL WITH ME?)'. 제목부터가 아주 오싹하다. 나하고 같이 죽여볼래라니. 영화속에서 살인자가 자신의 살인행태를 인터넷 UCC를 통해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싸이트 이름으로, 어찌보면 영화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며, 또한 많은것을 대변하는 제목이기도 하다.
요즘처럼 흉흉한 세상에서, 이런 설정자체가 무섭게 느껴질 정도로 설정자체는 아주 오싹한데, 보는동안 영화또한 그런느낌을 종종 받았다. 이제는 단순 호기심으로 인하여, 살인광경을 즐기는 많은 인터넷이용자들도 같은 공범이라는 오싹한 메시지와 설정을 동시에 전해주기때문이다.
인터넷범죄전담수사반으로 나오는 마흔을 넘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다이안 레인'. 그녀가 이 싸이트를 보게되면서, 싸이코살인마의 살인행각은 더욱 더 대담해지는데. 중요한건, 살인마가 UCC를 보는 접속자들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잡힌 사람의 죽음의 순간이 더 빨리오도록 약물투여나 그 외 여러가지 기상천외한 설정을 해놓았다는 것이다. 이 설정은, 요즘 쏘우이후 상당히 자주보이는 지능적이지만 잔인한 설정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잔인함에 더 눈을 돌리게 된다.
거기다가, 자신의 부하요원인 '콜린 행크스 (톰 행크스의 아들로 연기파배우로 활동중)'가 그 희생자가 되면서 수사는 더욱 박차오르지만, 아쉽게도 그녀를 비롯 주위의 어느누구도 멍청하게 당하고만 만다. 대처는 하는것같지만, 정작 막거나 한일은 없다. (요즘 뭐를 보는듯?) 여기서부터 긴박했던 스릴러로써의 힘을, 관객은 갸우뚱하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가 결과적으로 아니다라는 느낌이 든건 역시 결론부분이었다. 다이안 레인 역시 여차저차 희생자에게 잡히게되면서;;; 그녀 혼자 탈출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도대체 다른 경찰들은 뭐하고 있는거야!!!!) 여기서 실컷 살인마와의 격투끝에 그녀가 이기고, 그녀의 경찰뱃지를 UCC에 멋지게 보여주는 장면!!!! 왠지 어이없이했다. 자신의 목숨이 왔다갔다한 순간, 무슨 THE COP을 찍는것도 아니고 그 와중에 그렇게... 그 순간, UCC의 접속자수는 확연히 떨어지고 영화는 그것을 보여주며 끝난다.
영화가 말하려는 바, 의도한바는 정확히 알고 와닿았다. '호기심'과 손쉬운 접속으로 인하여, 죽음과 잔인성에 무감각해지는 요즘 세대들에게 울리는 경종이라는 의미에서 영화전체적인 의도는 좋았으나, 역시 마지막장면이 너무 아니었다. 마지막 그 정의성 있는 장면에, 영화속에 UCC접속자들과 같이 우리역시 쓴웃음을 지었는지도 모른다. 감독은, 마지막 떨어져나가는 접속자수를 살짝 보여주며, "너희도 똑같지?"라는 메시지를 날리지만, 그것을 기억하는 관객은 별로 없는듯하다. 오히려 앞장면의 여파가 너무 컸는지, 이제껏 세련되고 깔끔하게 잘 이끌어왔던 스릴러적인 느낌마저 관객들은 잃어버린듯 했다.
'프라이멀 피어'과 최근작 '프랙쳐'까지 스릴러의 정도를 만들어온 '그레고리 호블릿'감독이지만, 이번엔 너무 과한것 같았다. 설정이 가장 독특했던 영화로, 영화는 중반이후 살짝 삐그덕대기 시작했다. 배우 '다이앤 레인'은 마흔이 넘어도 매력적인 여수사관으로 나와 뭇남성네들의 묘한 마음을 이끌지도.
* 원제 '언트레이서블 (Untraceable)'은 '추적할수없는'의 뜻으로, 인터넷상에서 접속자들 뒤에 숨은 살인마를 쫓기 힘들다는 뜻으로 날로 심각해져가는 인터넷상 범죄를 은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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