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큐브릭 어르신의 중기작품이다. 큐브릭 영화 가운데, 보기 드물게 흥행 못한 영화다. 이 영화 덕분에 잘 팔리는 샤이닝을 만들었다고 하다. 샤이닝은 다 알아도 이 영화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잘 없으니, 이 영화의 인지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http://www.movist.com/comm/editor2/icons/1.gif)
영국 18세기 7년 전쟁시대의 별 볼 일 없는 한 청년이 어떻게 상류 사회로 진출하고, 어떻게 다시 별 볼 일 없는 아저씨로 되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는가에 대한 고만고만한 이야기다.
이야기만 보면 한 마디로 참으로 지루하다. 색,계보다 더 지루하다. 마치 초등학생의 일기장에서나 봄직한 이야기 구성이다.
물론 자기들 나름대로 그 당시 상류사회의 언어를 바탕으로 한 언어의 유희를 한 껏 즐길법도 하겠지만, 그거야 영어가 모국어인 동네 사람들 이야기고.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영상과 음악이다. 3시간 내도록 17-18세기 그림들만 모아둔 미술관에 온 듯한 착각을 들게 만드는 흠잡을 데 없는 그림들을 미술 다큐멘터리처럼 친절하게 세부묘사도 했다가 그 반대로도 보여주었다가 한다. 배우들의 표정연기 조차도 한폭의 그림이다.
몇해전 아일리쉬 음악에 빠져있었을 때 들었던 치프던스 그룹이 연주하는 아일리쉬 민속 음악들과, 헨델, 바흐, 비발디, 기타 등등 그 당시 상류사회에서 유행하던 바로크 음악들까지, 소리로 전달하는 우아하고, 단아함은 이 영화의 큰 매력이다.
한 마디로 딱 잘라 이야기하면, 이 감독이 늘 그러했듯이 시대극이란 장르는 이렇게 만들어야한다는 완벽한 모범답안을 보여준다. 그래서, 재미없다. ![](http://www.movist.com/comm/editor2/icons/1.gif)
좀 더 깊게 읽어보면, 한 인간의 사랑과 그 사랑이 허무를 불러오고, 그것이 다시 야심을 불러오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인간자체에 대한 탐구다라고 거창하게 말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이 영화는 영화라기 보다는 미술 다큐멘터리라고 우기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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