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을 보고 싶다고 강한 충동을 받게된 동기는 멋진 배우들이 출연해서도 아니고 조폭이 등장하는 시나리오가 끌려서도 아닌 이웃집 아저씨같이 편한 이미지와 여러 영화속에서 작은 배역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감초 연기를 하던 김해곤 감독 때문이다.연기면 연기.각본이면 각본 거기다 감독까지 나에게는 움직이는 영화사 같은 느낌을 주는 배우겸 감독이다. 처음 여러편의 영화 각본을 만들었다고 했을때 사실 믿음 보다는 설마라는 단어를 먼저 내뱉었고 겉모습과 이상하게 매치가 되지 않아 의심했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의 첫 감독 데뷔작 연애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을 보고 그에게 푹 빠지게 되었다.그냥 보던 이미지와는 다르게 섬세함과 세련미를 영화에서 느낄수 있었고 선입견이란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입증하는 좋은 예라 생각했다.
감독님 왜? 조폭 영화를 선택한 거예요 ~
요즘은 너무 식상한 소재나 짜집기식 영화들은 관객들에게 사랑받기 힘든 관객의 눈높이가 최대치에 이른 무섭고 험한 세상이다. 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나오고 유명세를 겸비한 배우가 나와도 재미가 없거나 시나리오가 부실하면 거들떠도 안보고 금방 간판을 내려야 하는 관객의 입김으로 좌지우지되는 영화계 현실이다. 영화 숙명은 요즘 관객들이 가장 싫어하고 편식을 유발하는 재료들이 많이 가미된 영화다. 우선 흔한 조폭 영화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답거나 감미로운 대사 보다는 입에 담지못할 욕이 영화 전체에 흐른다. 만약 스토리가 신선하거나 걸죽했다면 위의 단점들을 충분히 커버 하고도 남았을지 모르지만 아쉽게도 스토리 또한 흔하거나 그 이하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궁금한 점은 영화의 제목이 왜? 숙명인가 감독에게 물어 보고 싶다. 그정도의 빈약했던 내용에 숙명이란 단어가 어울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숙명은 운명과 달리 앞에서 날아오는 총알이 아닌 뒤에서 날아오는 볼수없고 예견할수없는 총알과 같다. 감독님 주제넘은 얘기같지만 이것은 숙명도 운명도 아닌 참! 바보 같은 남자들의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영화 숙명은 절친했던 친구들의 과거 이야기 보다는 현재를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 구도로 진행된다.우정보다는 현실에 찌들고 세상에서 가장 냉혹하고 무서운 돈과 이득를 위해 배신을 일삼는 야수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를 같이 보았던 이에게 영화가 어떤지 넌지시 물었더니 친구2 같네요 ~ 만약 영화 친구처럼 우정이든 조폭질이던 과거의 이야기를 조금더 영화속에 그렸다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분명 영화속에는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하고 연기에 물오른 배우들도 나오지만 부정확한 대사와 호통 개그를 보는듯 불필요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들이 많이 눈에 거슬린다. 오히려 그때문에 덕을 본건 조연이라 생각했던 김인권의 연기가 부각되어 보이기까지 했고 우정 출연했던 지성이 오히려 주연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혹시나 숙명이 몇년전에 만들었는데 무슨 사정이 생겨서 개봉이 늦춰진게 아닐까? 하는 착각도 했지만 그건 아닌듯 하고 김해곤 감독의 이전 작품에서 느낄수 있었던 섬세함과 세련미는 전혀 느낄수가 없었고 분명 무엇인가 빠진 느낌과 허탈한 마음은 이루 말할수가 없다.마지막으로 차기작에서 예전의 그 섬세함을 다시 만나볼수 있으면 하고 선전을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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