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들어 가장 좋아하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배우 "러셀 크로우" 그가 이번엔 1957년산 동
명의 걸작 서부극을 리메이크한 작품 "3:10 투유마" 에서 악당 우두머리 역활을 한다고 한다.
남북전쟁에서 다리를 잃고 가난한 농부로 살던 주인공 댄(크리스천 베일)은 빚을 갚을 돈을 벌
기 위해 희대의 악당 벤 웨이드(러셀 크로우)를 유마행 기차까지 호송하는 임무를 자처하게 되
고, 그를 유마까지 데려가는 길에는 온갖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 와중에 댄과 벤 사이에는
묘한 유대감이 형성된다.
내가 생각하는 서부극이란 그저 악당과 주인공이 등장하고 깔끔한 한방 승부 아니면 라스트씬에
서 격렬한 총격씬이 나오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영화는 보면 볼수
록 무슨 일이 생길지 한치앞을 내다볼 수가 없었고, 이러이러한 식으로 전개되지 않겠나...라고
생각했던 나의 예상은 거의 다 빗나가 버렸다.
무려 40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영화의 스토리가 이정도로 참신하게 느껴지다니, 현대에 만들어
지는 수많은 영화들, 그 중에서도 액션과 서스펜스를 다루는 영화들의 모든 것이 이미 서부극에
서 완성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게 다가왔다.
크리스천 베일은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라거나 거창한 대의명분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끝까지 임무를 지키려는
절름발이 총잡이 댄 역을 역시나 훌륭하게 소화해냈고, 러셀 크로우 역시 굉장한 카리스마를 지
닌 악당의 역할을 제법 멋있게 연기해낸다.
단 하나, 영화의 결말에는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 부분만큼은 솔직히 조금 뜬금없이
느껴진다. 라스트씬의 대반전이 설득력있게 다가오기 위해서는 영화 내내 계속되는 위기의 순간
들을 넘길때마다 댄과 벤 사이에 사나이들만의 어떤 공감대가 형성된다거나, 미묘한 우정이 싹
트는 것이 중요했다고 생각되는데, 감독은 복잡한 스토리의 스피디한 전개와 벤 웨이드의 카리
스마를 형성하는 데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둘의 관계에 대한 포인트를 잡아내는 데에는 다소
실패한 것으로 보여진다. 둘 사이의 우정을 차곡차곡 쌓아뒀더라면 마지막까지 자연스러운 흐
름이 되었을 터인데 그걸 결정적인 순간에 너무 급하게 만들어내려는 우를 범한 것 같다. 물론
그래서 반전이 상상못할 정도로 반전스러워지긴 했지만 그냥 한번 헉, 하고 놀라고 마는 반전
보다는 찡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그런 느낌의 조금 아쉬운 영화인 것 같다.
그래도 러셀 크로우의 카리스마는 여전히 영화에서 느낄수 있어서 만족하는 수준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