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종과 나비'. 제목이 주는 어려움과 프랑스 영화라는 어려움의 편견이 먼저 앞섰지만, 이 영화가 주는 실화적인 감동은 이루 말할수가 없다.
'잠수종'이란 사실 쉽게 말해 바다탐사등을 할때 입는 무거운 잠수복. 그 무거운 무게만큼 바다속으로 가라앉음을 비유하여 '삶의 힘듬과 짐의 무게움'을 뜻하는 말이다.
잘 나가던 프랑스 '엘르'잡지사의 편집장이었던 그. '쟝 도미니크 보비'의 실화. 정말 말 그대로 어느날 갑자기, '록트 인 신드롬(locked-in syndrome)' 으로 쓰러져버린 후 그는 그렇게 전신마비 상태가 되었다. 그가 움직일수 있는 몸은 왼쪽 눈 단 하나. 왜 하필이면 왼쪽 눈 하나였을까?
영화를 보고나면, 아~ 신은 그에게 그 상황에서 왼쪽 눈 하나만을 남겨준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눈 하나만으로도 세상과 소통하는 길을 찾았던 그. 어찌보면, 너무 억지감동 아니냐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건 엄연히 '실화'다.
다행히도, 그의 곁엔 그를 사랑하고 보좌해주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20만번의 왼쪽 눈깜빡임만으로 그의 인생을 담은 '잠수종과 나비'를 써낼수 있었다.
영어로 말하자면, 'A,B,C,D....' 이렇게 알파벳을 말하여, 그의 왼쪽 눈의 깜빡임으로 알파벳을 선택, 그것을 받아적는 힘들고 번거로운 과정을 통했지만, 그것이 그가 세상과, 그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길이 되었다. 영화에서 아직도 기억이 남는 장면이다. 프랑스어로 a,b,c,d....이렇게 해서 단어를 적고 글을 적으면 겨우 한나절, 공책 반쪽을 겨우 채운다. 이렇게 나온 책이 바로 '잠수종과 나비'였다.
이 영화는 그의 그런 감동적인 실화를 그려냈지만, 역으로, 이렇게 사지멀쩡한 우리에게 과연 제대로 세상과 소통하며 최선을 다하여 살고있는가를 일깨워주기도 한다.
영화의 결말을 보자면, 그는 그의 글을 받아적는 친절한 여자조수와 함께 일한 결과 1년3개월만에 이 책을 써내게된다. 그러나, 그 책이 출판된후 딱 10일후 세상을 떠난다. 그게 어떤 의미일까 싶었다. 그렇다. 그는 쉽게 포기할수도 있었던 삶에서 한가닥 희망을 발견하고, 단 한가지에 매진했다.
그것이 바로 '잠수종과 나비'라는 책의 글쓰기였고, 힘들게 그 책을 다 쓴후 세상과 고했다. 마지막 힘을 여기에 다 쏟았고, 그것때문에 그는 그렇게 더 살수 있었으며, 그 임무를 다했다고 생각하자마자 그렇게 떠난 것이다. 하늘은 그에게 그런 시간을 더 주기위해 왼쪽 눈 하나를 남겨두셨나보다.
프랑스영화, 실화라는 무거운 주제를 벗어나, 이 영화를 'Face To Face'로 맞대면,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 그것이 바로 샹송과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프랑스영화이자, 실화라는 주제를 너무나 멋드러지게 잘 그려낸 '잠수종과 나비'이다.
'잠수종'에 묶인듯, 바닥으로 내려가는 삶인듯 했지만, 그로 인해 주위사람들은 '나비'처럼 자유로움을 맛봤다. 결국 그도 '잠수종'을 벗어나서 '나비'처럼 상상력의 끝과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세상까지 날아가봤다. 그것이 바로 '쟝 도미니크 보비'의 '잠수종과 나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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