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조앤 K. 롤링의 방대한 원작을 접하지 않은 관객들도 별 부담 없이 줄거리를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다. 하지만 바로 이 점으로 인해 영화의 러닝 타임은 고무줄처럼 늘어난 2시간 30분을 훌쩍 넘겼다.(HP의 주숭배층인 어린이 팬들을 위해 중간 휴식시간을 가져도 좋을 정도로!) 게다가 여러 에피소드로 진행되는 영화는 마치 TV 시리즈 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만큼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감독의 영화도 그렇다고 배우의 영화도 아닌, 원작자인 조앤 K. 롤링의 영화이다. 크리스 컬럼버스는 스티븐 킹의 베스트셀러 <샤이닝>을 자기 뜻대로 각색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반열에 올라있지는 못했다. 수 많은 매니아를 거느린 HP를 각색할 만큼의 배짱도 크리스 컬럼버스에게는 없었다. 물론 그럴 생각도(게다가 그럴 위치도!) 아니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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