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거의 말도 안 되는 억지스러운 설정을 가지고 어떻게든 영화를 만들어 보려는 감독의 노력은 주인공 바이올라의 과장된 코믹 연기로 나타났고, 스탭 업에서 발레리나를 사랑하는 비보이 역으로 나와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듀크 역의 채닝 테이텀과의 러브 라인에서는 감독의 단호한 의지 말고는 어떠한 개연성도 보이지 않는다.
축구라는 소재는 옛날 ‘축구왕 슛돌이’로부터 시작되어 월드컵 특수와 함께 어린이들의 동심을 사로잡았던 전형적인 축구 만화와 맥락을 같이 하지만, 어설픈 드리블로도 상대 선수 열 명씩은 가볍게 제쳐버리는 주인공의 모습은 만화보다도 못한 느낌이다.(배우의 연습량 부족이 아니면 감독의 연출력 부족 탓이다.)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남자인 체 하기 위해 억지로 과장스러운 연기를 하는 올리비아의 모습인데, 그나마 처음 얼마를 지나서는 지나치게 반복되는 느낌이 들어 효과가 반감 된다.
원래 ‘학교’를 다루는 영화들은 무의식적으로 관객의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에 대체로 어느 정도의 호응과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입장에 충실한 감독은 문제의식을 드러내기 보다는 학교를 재미있고, 즐거운 일들이 일어나는 곳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도 그러한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관객 역시 부담 없이 그냥 웃으면서 볼 수 있다. 골치 아픈 거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시간 때우기 용으로 볼만한 영화. 단, 미국적 정서나 문화를 드러내는 소재들이 많기 때문에 약간의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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