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두 남자의 이야기이다. 청렴한 마약전담반 형사 리치 로버츠와 미국 마약시장의 대부인 프랭크 루카스의 이야기가 각각 펼쳐지다가 정점에 다다라서는 그들이 만나게 된다. 그 둘은 물론 서로 충돌하지만 거기에는 폭력도 없고 난폭하지도 않다. 오히려 그 둘의 궁극의 목적(부패한 경찰을 싫어함)이 같아서 서로 협조하는 모습이 재미있기까지 하다.
백만달러를 입수하고도 상부에 그냥 보고해서 동료들로부터 청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왕따를 당하고 아내에게도 이혼당하는 경찰의 모습은 마치 우리 사회를 보는 듯하다. 남들이 하니까 괜찮다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는 사회에서 오히려 깨끗한 행동은 미움을 받게 되는 것일까. 물론 그것은 돈에 관련된 일이라서 더더욱 그럴 것이다.
영화는 상당히 길다. 156분(2시간36분)의 러닝타임은 관객들을 잠들게 할 정도였다. 남자의 영화인 갱영화는 여자들에게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상영시간이 하도 길어서 영화를 다 보고 나오니까 마치 책 한권을 읽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영화는 어렵지 않고 현실적이며(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니..) 그렇게 어둡거나 폭력적이지도 않다. 방법에 있어서 차이는 있지만 가족을 대함에 있어 두 남자는 친절하다. 뇌물을 받지 않아 이웃으로부터 왕따를 당했다는 이유로 이혼을 당하지만 양육권 역시 고스란히 아내에게 양보해버리는 모습이라든지, 어머니의 만류로 복수마저 자제하는 모습들은 냉혹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역시 이 사회에서 골치 아픈 것은 권력을 가진 자의 부패이다. 그래도 아메리칸 갱스터에서는 통쾌하게 부패가 청산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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