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이 아니면 현실을 견뎌내기 힘든 사람들과 이들의 영혼을 먹고 사는 마약판매상 그리고 강력계 마약 담당 형사가 먹고 먹히며 물고 물리는 절묘한 공생관계를 형성하는 사생결단의 현장을 그린 이 영화는, 느와르적 비장미 보다는 피비린내 나는 현실의 생존의 법칙을 생생히 보여준다.
영화는 IMF 이후 절망적인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마약에 빠진 부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물론 철저히 허구다. 하지만, 비장미를 제거하고 실제 마약 세계에 몸담았던 사람들의 인터뷰와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한 사실적인 시나리오 덕택에 리얼리즘의 끝자락을 잡고 있다.
비단 영화 속 환각의 세계만이 비린내 나는 현실의 생존법칙을 말하고 것인지, 우리는 누구와 어떤 식으로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인지. 그들의 사생결단이 끝난 뒤에도 씁쓸한 뒷맛을 떨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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