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치기는 일종의 치터이다. 외양과 속마음이 다르고 그래야만 이들은 살아남는다. 미디엄의 얼굴 또는 풀 숏의 전신과 손의 클로즈 업 사이의 모순. 이는 그에게 각기 다른 두 세계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이 영화에서 한 인간의 본심은 손으로서 표현된다. 무표정한 얼굴에서는 그 무엇도 간파할 수 없다. 그러나 수면 아래의 오리발처럼 손은 수없이 요동치고 있다. 예를 들어 미셸의 손은 일기를 쓰는 손에서 소매치기를 하려고 망설이는 손, 그리고 능숙해진 손, 죽어가는 어머니의 손을 잡는 손, 면회실의 철장을 붙잡고 쟌느의 키스를 받는 손으로 변천한다. 그의 손은 어느 확실한 길을 잡지 못했다. 자신만의 확신에 찬 이론을 글로 써내려갔지만, 막상 그 실천의 일환인 소매치기에서 망설이고,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이는 손과 얼굴 사이의 모순에서 드러난다. 손은 어떤 욕망과 감정을 표현하려 하지만, 얼굴은 그것을 감추려는 듯 무표정하다. 경마장에서 미셀이 돈을 훔치는 장면에서 얼굴과 손을 교차편집한 방식은 이러한 괴리를 잘 표현한 예이다. 여기서 미셸은 사회에 이익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법을 파괴할 수 있다는 자신의 이론과 그것의 실천으로 인해 자신에게 뒤따를 죄의식, 사회적 압박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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