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시 일본의 고전영화들을 보는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본인의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무라이와 관련된 영화중 하나.
우리에게는 생소한 카게무샤라는 일종의 가짱 장군에 관한 이야기이다.
고대 일본 장군들이 대리인을 둔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첫번째는 신변보호를 위해서였을테고, 둘째는 갖가지 행사에 굳이 다 참석하기는 피곤했을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독특한 문화.
우리나라같으면, 사나이가 옹졸하게(겁나서) 자기 대리인을 내보내나.. 하는 생각을 먼저 떠올리리라.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상당히 실익적인데,
일본 애니메이션중 목숨이 여러개인 신비한 사람들(사무라이?장군?)에 대한 내용이 간혹 나오는데,
그게, 이런 카게무샤 문화 때문에 생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6세기 무렵.
가장 강력한 세력이었던 다케다 신겐의 군대.
신겐의 동생은 처형장에서 처형당할 위기에 있던 한 남자를 신겐에게 데려온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지나쳤으나, 신겐의 동생은 그가 신겐과 정말 많이 닮았다는 점을 포착했다.
좀도둑질이나 하던 이사람.
출생이 좀 좋지 않으나, 대범한 심성을 높이사 신겐은 이 사람을 자신의 카게무샤로 기용한다.
신겐의 군대가 노다성을 포위하고, 함락직전의 그곳에, 밤이면 요상한 피리소리가 난다하여, 신겐은 성이 함락되기전 그 피리소리를 감상하고 싶어 전장에 나간다.
그러나, 노다성의 함 소총수는 낮에 미리 거리를 재둔 위치에서 칠흑같은 밤에 신겐을 저격한다.
신겐의 적들은 그가 큰 부상을 입었거나 죽었을 거라 예측하고, 큰 부상을 입은 신겐은 결국 죽는다.
신겐의 노장수들은 신겐의 유언대로 3년동안 신겐의 죽음을 비밀에 부치기 위해 카게무샤를 이용한다.
첩자들, 그리고 신겐의 가족들마저 깜쪽같이 속아넘어가는 카게무샤.
그러나 3년이 지났을무렵, 죽기전 신겐이 아끼던 말에서 카게무샤가 낙마하면서 카게무샤임이 들통난다.
신겐의 아들이 전군을 앞세워 무모한 전투를 벌이고, 결국 다케다 가문은 폐망해 가는 가운데 이를 원통히 여긴 카게무샤가 적진을 향해 뛰어들어 최후를 맞이하며 영화는 끝이난다.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는, 카게무샤의 심리라 하겠다.
물론, 카게무샤가 영화제목이자 주인공이면서도 그다지 심리묘사나 그런 정황들이 많이 묘사되지도 화면에 담겨있지도 않은데,
카게무샤가 처했있는 상황과 인간내면의 심리변화를 잘 생각해보자.
변두리의 이름없는 좀도둑으로 처형장에서 죽음을 맞이할뻔한 그는, 우연찮게 대장군의 꼭두각시가 되었다.
그러나, 대장군이 비명횡사하고, 그 유언을 지키기 위해 대장군 노릇을 3년간이나 한다.
버릇없는 늙은 노인네가 대장군의 기치와 사상, 행동을 흉내내게 되고, 손주와 놀면서 가족애를 느끼고.
그런 행복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랬으리라.
손주에 대한(신겐의 손주) 사랑과, 신겐에 대한 동경.
신겐의 모습을 흉내내어 살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전혀 다른 존재.
그런 인간적인 고뇌가 직접적으로 그려지고 있진 않지만, 마치 나레이션하듯 조용히 지나가는 여러 정치적 상황들과 장면들에서 카게무샤의 인간적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카게무샤의 감정선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정말 제3자의 눈으로 보듯 관망하는듯한 영상이 독특하다.
실내무대세트에서는 거의 촬영되지 않은듯 하며, 조금은 원초적인 배경과 화면들, 일본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다.
네이버 영화줄거리 소개--------------------------------------
{16세기 중엽 일본, 중앙정부의 힘이 악화되자, 각 지방 영주들은 왕도인 쿄오토를 선점하고자 피비린내나는 전쟁을 계속하게 된다. 이때 젊은 '토쿠가와 이에야스'는 '오다 노부나가'와 동맹을 맺고 가장 강력했던 '타케다 신겐'의 군대와 대치하고 있었다.}
덴쇼(天正) 원년 1573년. 타케다 신겐(Shingen Takeda/Kagemusha: Tatsuya Nakadai 분)은 토쿠가와 이에야스(Ieyasu Tokugawa: Masayuki Yui 분)의 노다성을 포위하고 있던 중, 어느 날 밤 저격 당해 중상을 입는다. 신겐의 저격 소식은 토쿠가와 이에야스, 오와리의 오다 노부나가(Nobunaga Oda: Ryu Daisuke 분), 에치고의 우네스기 겐신(Kenshin Uesugi: Eiichi Kanakubo 분) 등에게 전해지고 그들은 첩자를 보내 신겐의 생사를 염탐한다. 신겐이 죽으면 전국의 판도는 바뀌기 때문이다. 가히에 돌아온 신겐은 최후를 맞이한다. 죽음이 임박한 그는 타케다의 미래를 염려하여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긴다. '내가 죽더라도 3년 동안 죽음을 비밀로 하고 영토를 굳건히 할 것이며 결코 가볍게 군사를 움직여선 안된다.' 죽음을 비밀로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동생인 노부카도(Nobukado Takeda: Tsutomu Yamazaki 분)는 신겐이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카게무샤'를 사용한다. 당시 각 영주들은 전장에 나갈 때 자신과 비슷한 외모의 가짜 영주를 데리고 나가는 위장 전술을 즐겨 사용하였는데 그 가짜 무사를 카게무샤(그림자 무사)라고 하였다. 신겐의 카게무샤는 무식한 좀도둑이었지만 신겐의 소실들조차 그가 가짜임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오다 노부나가, 토쿠가와 이에야스의 첩자들도 신겐이 건재하다고 보고한다. 카게는 신겐처럼 행동하고 때로는 타케다의 무사들을 격려하고 신겐의 손자인 카게마루(Takemaru: Kota Yui 분)를 사랑해준다. 그는 점차 인자한 영주로 변하여 백성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존경을 받게 된다. 이를 보고 내심 초조한 것은 신겐의 아들 카쓰요리(Katsuyori Takeda: Kenichi Hagiwara 분)였다. 후계자임에도 실권을 갖지 못한 채 이름도 없는 카게에게 복종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겐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토쿠가와 이에야스는 신겐의 영토에 군사를 출정시킨다. 아들 카쓰요리에게는 아버지 신겐과 같은 통치력과 용병술이 없었으나 가신들의 도움으로 토쿠가와군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카게는 치열한 전투 상황에서도 동요되지 않는 의연한 모습으로 신겐의 존재를 확인시킨다. 덴쇼 2년(1574)이 끝나갈 무렵 카게에게 뜻밖의 사고가 발생한다. 신겐만이 다룰 수 있는 야생마 흑마에서 낙마하고, 카와나카지마의 전투에서 얻은 칼자국이 없는 것이 소실들에게 들통나 버린 것. 신겐의 죽음에 대한 소식은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카쓰요리가 영주의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카게는 부랑자 신세로 돌아간다. 덴쇼 3년(1575) 봄, 카쓰요리는 노부나가, 이예야스 연합군과의 전투를 위해 군사 2만 5천명을 이끌고 나카시노로 향한다. 그러나 연합군은 총을 사용하는 새로운 전술로 무적을 자랑하던 타케다 기마대를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렸고, 용병술이 부족한 카쓰요리로 인해 타케다 군의 피해는 점점 늘어만 간다. 지옥과 같은 전쟁터에서 전멸해 가는 타케다 군대의 뒤를 따라 '풍임화산(風林火山)'의 깃발을 펄럭이며 돌격하는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카게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