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다본다 하면서 이제야 본다.
2004년 7월 개봉작이니, 벌써 만 3년도 더된 영화가 되어버렸군.
부럽다.
자기 나라의 대통령을 이렇게 대놓고 헐뜯고도 영화가 개봉될 수 있다니..
영화를 직접 보면 알겠지만, 이 정도면 정말 테러당할 위험을 감수하고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겠지.
글쎄...
우리나라도 대통령을 욕하는 글이나 말들이 파다하긴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걸 떠나서, 웬만큼 힘있다는 사람들 건드렸다가는 밤에 쥐도새도 모르게 낯선 남자들에게 잡혀가서 고문 당하거나 매장당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사는데...
있지 않은가, 얼마전 모 기업 회장아들이 술집에서 얻어맞았는데, 그 회장이 조폭들 동원해서 그 술집에가서 복수한거..
이 영화를 보면, 정말 속시원하게 비꼬고 있다.
글쎄, 한국인으로써, 미국의 정세에 대해 거의 무식하지만,
미국사회 내에서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의 상황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었을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사건이 있었고, 그에 대한 일련의 복수의 일환으로 부시는 유력한 용의자인 알카에다(오사마 빈 라덴)가 아닌 이라크를 공격했다. 오사마가 이라크에 숨어있을거라면서 말이다.
정말 이 영화를 보면...
중반부에, 이라크에서 죽은 한 병사가 죽기전에 부모님께 보낸 편지 내용중 '왜 부시같은 바보를 대통령으로 뽑았을까..' 라는 구절이 나온다.
정말 '바보' 일까?
아니면 '사악한' 자인걸까.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과 안위를 위해 정치적 사기를 자행하는...
참 우스운 것은, 우리나라 정치인들이라고 별반 다를건 없다는 것이다.
지금 한창 대선후보들이 선거유세를 하고 있는데...
유망한 모 후보를 보면, 그 후보가 당선이 되어 마치 조지부시처럼 될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이 스친다.
얼마전 우연히 방송에서 나오는걸 보고 알게된건데, 대통령 후보로 나가려면 5억원을 내야 한다더군.
일정득표 이상을 얻지 못하면 반환받지 못하고, 일정득표 이상을 얻으면 몇퍼센트는 돌려준다.. 뭐 그런내용.
그래...
명예를 얻겠다고 돈좀 들였으니, 정치하면서 뒷돈 챙겨먹는거 .. . 봐주겠다 이거야.
그런데, 적당히 해야지.
우리나라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진실 규명' 과 '문책' 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들이 강화되면, 쿠린짓 하는 정치인들이 훗날이 겁나서 함부로 하겠냐마는,
이거는, 돈 있고 힘있고 빽만 있으면, 아무리 쿠린짓 해도 다 빠져나가고, 유야무야 없었던 일처럼 되어버리니..
이 영화.
글쎄.. 반드시 봐야할 영화가 아닐까?
(물론, 마이클 무어의 주관적인 입장이 다분히 들어가 있음은 어느정도 감안하고 봐야할지 모르겠다.)
P.S.
911 사태에 대해 미국인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영화 '월드 트레이드 센터' 보다는 이 영화에서 더 잘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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