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웃을 삼켜버린 거대한 스릴러!" "당신의 오감을 폭발시킬 거대한 스릴러 게임이 시작된다!"
그렇게 이 영화는 선전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이 아쉬움은 역시 카피는 인간의 감성을 교묘하게 유혹하는 과장이라는 말이 실감나기 때문일까?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미국 최대의 명절 추수 감사절 모두가 축제의 기쁨에 쌓여있을때 목이 부러진 이십대 여인의 익사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저명한 정신과 의사의 어린 딸이 납치되고 걸려온 익명의 전화는 딸을 살리고 싶으면 정신병원에 10년동안 갇혀있던 한 소녀에게 6개의 숫자를 알아갖고 오라는 메세지... 과연 의사는 자신의 딸을 살릴 수 있을까?
스릴러의 묘미는 무엇보다 손에 땀을 쥘정도의 "긴장감"이다. 이 긴장감은 영화시종내내 관객의 시선을 붙잡고 관객의 호르몬을 자극시켜 어둡고 적막한 갇혀진 공간속에서 2시간동안 주인공과 똑같은 감정과 공포를 주입시켜 동질화 시키는데 있다..
그리고 범인의 악질적인 성격에 포함된 묘한 미스테리는 주인공만이 가지는 카리스마를 뛰어넘는 매력이 있어야 관객은 주인공을 동정하고 범인의 악랄함에 혀를 차는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 영화에는 그런 즐거움을 찾기 어렵다.
물론 영화가 허접하고 엉성한 구성속에 관객을 농락했다는 말은 아니지만 화려한 광고문구와 눈동자속을 어지럽게 휘돌아다니던 플래쉬의 매력은 이 영화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너무 빨리 알아버린 범인과 소녀의 비밀, 옆집아저씨같이 친근함이 넘칠 것 같은 악당, 고조된다 싶으면 허무하게 잘라나가버리는 장면들, 범인의 어이없는 결말속의 죽음은 과연 헐리웃의 거대한 자본을 실감하게 할뿐 영화의 즐거움을 한껏 발휘하지는 못한 것 같다..
하지만 마이클 더글라스의 접해진 주름속에 보이는 연륜이 느끼지는 연기력과 낮게 울리는 저음의 목소리는 분명 배우의 매력을 절실히 알게 하고, 정신병자역을 해내던 소녀의 배우역시 몽롱하고 상처받은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