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일대기를 그린 전기영화는 보고나면 좋은 점이 있다. 그 사람에 관한 모든것을 2시간짜리 영화 한편을 봄으로써 웬만큼 알게 된다는 점이다. 천상의 목소리, 20세기 최고의 샹송 가수인 '에디트 삐아프'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라비앙 로즈>는 그러기에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고, TV나 CF등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왔고, 어느정도 흥얼거릴 수도 있는 익숙한 멜로디의 노래들. 하지만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의 이름은 알지 못하는 그런 노래들... 이 영화 <라비앙 로즈>를 보면 그토록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숙한 노래들이 바로 에디트 삐아프의 노래- '장미빛 인생', '사랑의 찬가', '후회하지 않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영화 한편을 통해서 이제 어딜가도 이 귀익은 샹송이 흘러나오면 "그냥 샹송이야."라는 무식한 대답대신,
"프랑스의 에디뜨 삐아프라는 샹송가수가 부른 장미빛 인생, 불어로 라비앙 로즈라는 제목의 노래야"라는 유식한 대답을 하게 된다.
(이후 영화의 줄거리나 스포일러성 글이 있습니다.)
에디뜨 삐아프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불우한 소녀였다. 그녀가 처음으로 불렀던 노래는 다름아닌 프랑스 국가였다. 길거리에서 서커스를 하는 아버지의 갑작스런 요청으로 어린 에디뜨 삐아프는 길거리의 행인들 앞에서 프랑스 국가를 부르게 된다. 그러나 어린 에디뜨 삐아프가 부른 프랑스 국가는 길거리의 시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게 된다.
이렇게 노래의 재능을 발견한 에디뜨는 커서도 길거리에서 노래를 하는 생활을 계속하게 되고,
어느날 레플리(제라르 드빠르디유)라는 사람에게 길거리 캐스팅을 당한다.
이어 레플리의 클럽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기회를 갖게 되고.
이때 에디뜨의 노래하는 모습이 새와 같다고 해서 삐아프(작은참새)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이후 피아쁘는 레이몽이라는 시인을 통해 노래훈련을 하게 되고 장콕토의 연극에도 출연하게 되며 미국공연까지 하게 된다. 세계 미들급 권투 챔피언 막셀을 만나 사랑을 키워가지만 운명은 그녀에게 가혹한 이별을 선사한다.
정말 그녀의 인생과 같은 노래를 부르며, 그녀의 노래와 같은 인생을 산 에디뜨 삐아프...
그녀는 생애 마지막 공연에서도 자신의 살아온 인생을 정리한 듯한 노래 "후회하지 않아"를 부르며 자신의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이 영화에서 에디뜨 삐아프역을 연기한 마리온 코티아르는 정말 에디뜨 삐아프의 환생이라 할 정도로 혼신의 연기를 펼쳐보였다.
말년에 건강이 악화되어 제대로 몸을 가눌수도 없는 상태에서 진통제와 마약을 맞아 가면서까지 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하려고 하는 에디트 삐아프를 보고 의사는 이렇게 묻는다.
"그렇게까지 목숨걸고 노래를 불러야 겠소?"
그러자 에디트 삐아프는 이렇게 답한다.
"그래야 무대에 설 자격이 있지."
오늘날 TV 쇼, 오락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 시대의 가수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무대에 설 자격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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