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화제에서 기억에 남은 영화.
사실 강동원을 보겠다는 사심 가득찬 의도로 예매에
불을 켰던 영화였다. 다음날 기사에 예매시작 45초만에
매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내 자신이 뿌듯하기 까지 했다는..
어쩌면 수강신청보다 더 열심히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살짝 창피하기도 했지만..
비록 강동원은 오지 않았지만
그 아쉬움을 씻을 만큼 영화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일단 영화제를 갔을 때 영화를 본다는 것은.
평소에 쉽게 볼 수 있는 상업 영화를 피해
독특한 감각과 생각을 담고 있는, 혹은 독립영화라서
평소에 볼 기회가 적은 영화들 본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래서 사실 영화제에 가서는 전국 개봉관에서 개봉할
영화를 보는 건 사실 어폐가 있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제에서 앞으로 개봉을 앞둔
영화를 보았음에도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영화 <M>이 결코 상업영화로서의 의미만 갖고있지는
않다는 생각에서 이다.
영화는 무척이나 스타일리시하다. 이명세 감독의 영화가
항상 이슈가 되는 것도 물론 미장센의 스타일이 단연
돋보이기 때문이라지만.. 사실 그분의 영화를 눈여겨 본적은
별로 없다.; 인정사정볼 것 없다 역시도 그 때 당시
독특한 화면과 질감으로 찬사를 많이 받았던 것으로 기억되지만.
사실 내 기억속엔 뭔가 루즈했던 진행 때문에 그닥 수작으로
생각하진 않았다.
그 다음 영화 <형사>같은 경우는 사실 흥행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 혹평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아예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이명세 감독에 대한 어떠한 기대도 없이
영화<M>을 보았고. 앞으로 그분의 나머지 영화도 챙겨봐야겠단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어쩌면 실험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과감한 설정과
화면의 전환에 있어서 무척이나 신경을 많이 쓴 노력이 보인다.
암전된 화면 가득히 텍스트가 쏟아질 듯이 채워지고
영화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독특한 화면 전환 장치들은
이렇게 스타일리쉬한 미장센 기법을 구사하는 감독이 있었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했다. 그래서 영화 보는 내내 ,, 혼자서 '와...' 하면서 넋놓고 봤던 기억이 난다.
사실 이 감독이 이미 미장센이 독특하고 미술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과감한 시도가
화제가 되었겠지만, 일반 독립영화 감독들이 이러한 시도를
했다면 단연 거북한 반응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이 영화는 상업영화로서 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로서도
큰 의미를 갖고 있으며, 한편으로 일반 관객들의 시선에는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의문도 든다.
물론 스타파워와 감독 파워가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슈가 되고 어느정도의 흥행은 이미 보장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형사>가 강동원 하지원의 스타파워와 함께
이명세 감독만의 감각적 미장센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했던 전적을 살펴보면. 이번 영화의 성패도
장담할 수 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자체적으로 첫사랑의 순수함을 전혀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것, 독특한 구성, 다른 영화와는
전적으로 차별되는 이질적인 느낌 때문에, 일반 관객들에게
나름 영화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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