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너에게 조금은 사랑이 있었을까? ”
이 영화가 말하는 카피..
따뜻하고 아련한, 조금은 쑥스러운 첫사랑에 대한 그리운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예쁜영화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무려 2003년의 그때 일이 떠오른다 나에게도 바보같은 짝사랑으로 매일매일 울기만하던 때가 있었는데 즐거운 에피소드만큼이나 괴로웠던, 아주 기나긴 시간이였다. 그만 아파하고 싶었고, 주체하기 힘든 감정을 "고백" 이 아닌 "떠남"으로 택하면서 결국 아무런 사이도 아니게 되어버렸지,
시간이 흘러서도, 가끔 모니터 한켠으로 띄어진 너의 접속알림 메세지는 나의 모든걸 정지시켜 버릴만큼 내게있어 강렬한 존재였고 그럴수록 나는, 마음을 꼭 부여잡고 강하게 다짐한다.
" 두고봐! 언젠간 날 다시 봤을땐 한 눈에 반할 정도로 멋진 숙녀가 되있을테니까 "
그런데 참 슬프게도, 나는 그저그런 시시한 여자에 불과하다는 거다.
너를 그리워 하는 시간이 길면 길 수록, 한번도 너에게 받지 못하던 사랑을, 따뜻함을, 다른 누군가에게 찾으려 했고, 보상받고 싶었고 위로받고 싶었다. 그렇게 다른사람과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를 찾고, 사랑을 하고, 또 이별을 하고... 그런 반복속에 너에 대한 내 순수한 사랑은 퇴색되고 퇴색되어 이젠 정말 널 좋아해선 안되겠단 생각을 하게됐다.
그리고 정말 우연찮게 널 다시 만났을 땐, 나는 멋진숙녀도 아니였을뿐더러, 다른 사람과 함부로 만나고 있는 내 자신이 초라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지금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있고, 그것이 날 너무 행복하게해 라는 걸 너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때의 나는 널 좋아하고 있지 않았다"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던걸지도.. 시시하게도 그게 우리의 끝이다. 시시한 여자에게나 어울릴만한 결말.
나는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시즈루와 나는 분명 같은 환경속에 존재했지만, 다른길을 걷고 있었단 걸 실감할 수 있었다. 마코토가 시즈루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흘릴때, 나는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려는 바보같고 열정적이지 못한 내 자신을 탓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살면서, 꼭 그때 하지 않으면 안될 것들 중에 하나가 아마도 "사랑" 아닐까 지금은 아주 중요한 시기라서 일만 해야되 라던가, 혹은, 좀더 멋진 내가 되서 다시 나타나야지. 하는건 이제 그만 하자, 놓치지 말자, 그냥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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