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리치>는 이 관찰을 하는 일에 90%쯤 영화를 할애하기 때문에 다소 지루할 수 있다는게 문제이다. <브리치>에서는 실제 FBI에서 소련의 스파이였던 로버트 핸슨을 잡는 일을 다루고 있다. 문제는 그를 증거없이 잡았다가는 소련에 있는 이쪽 스파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확실히 증거를 가지고 접선 현장에서 잡아야 한다는 점과, 그는 극도로 조심성이 강하고 거기에 머리까지 똑똑해서 기막힐 정도로 잡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이 사건에 에릭 오닐이 투입되면서 영화가 진행된다. 오닐의 임무는 핸슨의 일상을 감시하고 그가 어떤 정보를 빼내는지, 누구와 접선하는지를 알아내는 일이다.
재미있는 점은 오닐은 핸슨을 감시하면서 여러 갈등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첫째로 핸슨은 어느 누구보다 매력적인 상관이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이고, 가족에게 누구보다 충실하고, 애국심도 어느 누구보다 뛰어나며, 일에는 빈틈이 없는 자신도 그에게 매력을 느낄 정도로 그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는 신문에 헤드라인을 만드는 이가 아니라, 역사를 만들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가 스파이라는 사실은 오닐에게 전혀 설득력이 없다. 그는 자신에게 부과된 임무와 핸슨이라는 인물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오닐은 핸슨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둘이 나누는 대화를 보면 아마도 오닐은 끝까지 핸슬에 대한 호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두번째는 오닐이 그토록 소원하던 FBI요원으로 일하면서 겪께 되는 갈등이다. 비밀 업무로 부인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서 부인과의 갈등은 심해져 간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회의감을 당연히 가지게 된다. 과연 FBI업무가 아니, 요원이 되는 것이 정말 나에게 맞는 일일까? 그는 핸슨을 감시하는 업무를 맏는 내내 이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그는 고민을 하는 내내 핸슨에 대한 인간적인 매력과 자신의 고민을 뒤범벅으로 섞어서 고민한다. 그는 끝까지 고민한다. 왜 핸슨은 그랬을까? 결국 오닐이 가지고 있는 모든 고민의 시작이자 결말은 핸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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