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vs사랑 -
"세상이 영화를 사랑하는 것, 영화가 세상을 사랑하는 것, 어떤 것이 더 멋진 일일까?"
애프터미드나잇의 영화 홍보 전단에 나오는 말이다.
이 영화는 국립영화박물관에서 일하는 야간 경비인 주인공 마르티노와 그가 남몰래 짝사랑하는 햄버거집 판매원 아만다, 그리고 아만다가 사랑하는 차량절도범 엔젤.. 표면적으로는 이 3인을 둘러싼 삼각관계 이야기이지만 실상 영화가 이야기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
이 영화의 감독은 영화를 통해 영화를 이야기하고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감독의 영화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박물관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버스터 키튼의 무성영화를 통해서...
영화라는 장르가 탄생하고 영화를 통해 "사랑"을 이야기한 것이 100년이 훌쩍 넘었다. 영화에서 이야기한다. "원하는 것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는 것이 영화라고...
이 영화는 사실 커다란 감명을 안겨주진 않는다. 허나 단조로운 스토리로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불꽃같은 순간을 살았다고 한다면...그 "순간"이 앞으로 우리를 계속 살아가게 할 것이다."
이 영화가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당신은 불꽃같은 순간을 살고 있는가.."
감독은 영화를 통해 자신이 불꽃같은 삶을 살고 있음을...또 관객에게는 불꽃같은 순간을 위해 "사랑"했던가..라고 묻고 있다.
인생은 길지만 유한하다. 그리고 불꽃같은 순간은 흔치 않다. 때로는 그 순간을 맞이할 기회도 놓치고 사는 것이 현실이다. 각각의 두려움과 명분, 말도 안되는 논리에 좌우되는 현실들..
달리 해석하자면 이는 "소중한 것을 얼마나 진실되게 대하고 다루고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늦더위에 맛본 풋풋한 사과와 같은 영화.(물론 영화 안에서도 사과가 나온다.^^)
이국적인 토리노에서 가볍게 펼쳐지는 "사랑"과 "영화"에 대한 스토리. 그 풋풋함으로도 아깝지 않은 영화이다.
전단지에서 이야기하는 "영화 vs 사랑"은 이렇게 바꿔야 할 것 같다. "영화 = 사랑"이라고....
영화와 사랑은 어쩌면 같은 지향점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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