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로 연출된 볼만한 공중 전투 장면.....
영화 <라파예트>의 배경은 대략 1917년 정도?? 실제 역사에서 비행단이 조직된 건 1916년 4월이고, 미국 참전 결정으로 부대가 미 공군에 배속된 건 1918년 2월이기 때문에 영화는 그 사이 어디 쯤일 것이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한 지 10년 만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비행기는 새로운 전쟁 무기로 떠올랐고, 영화 <라파예트>는 그 전쟁에 참여한 미국 최초의 전투 비행단 얘기를 그리고 있다. 실제 라파예트 장군은 1977년 미국의 독립전쟁에 참여해 영국에 대항하여 미국의 독립을 이끈 인물로 1차 세계 대전에선 반대로 프랑스를 위해 참전한 미국인 부대 명칭으로 사용된다.
<라파예트 비행단> 소속 38명의 젊은이들 중에는 하버드대를 다니던 학생, 대부호의 아들, 흑인 등 다양한 인종과 계급이 존재했고, 일부는 아직 10대도 포함되어 있었다. 유럽에서 한창 세계 1차 대전이 진행되고 있을 때, 가업인 목장을 잃고 방황하던 카우보이 롤링스(제임스 프랭코)는 사고를 치고 도피 목적 겸 해서 연합군에 지원해 프랑스로 간다. 아직 미국은 참전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많은 미국 젊은이들은 유럽으로 가서 연합군의 일원으로 전쟁에 참여하고자 한다. 이들은 다양한 이유로 전쟁에 참여하는데, 자유수호라는 거창한 이유도 있을 수 있겠지만 라파예트 공군 비행단에 지원한 젊은이들은 아마도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낭만에 대한 동경이 우선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정말 이런 훈련을 받으면 비행기를 몰고 전투에 나갈 수 있을까 싶은 허접해 보이는 훈련(제자리 돌기를 한 후 널판지를 건너는 것과 같은)을 고작 6주간 받고 실제 전투에 참전한다. 그러나 6주간 훈련을 받고 하늘로 날아간 이들은 평균 3주만에 전사하며, 죽어간 전우를 잊기 위해 동료들은 술로 시간을 때운다.
그럼에도 이들이 치르는 전형적인 아날로그식 전투에는 낭만이 살아 있다. 고장난 전투기와 땅 위의 조종사는 쏘지 않는 등 비록 적이지만 상대방의 실력과 인품에 예를 표하는 모습은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보통 전쟁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군인과 젊은 여인과의 로맨스도 어김없이 양념처럼 곁들여 지는데, 전투에 나섰다가 돌아오는 비행기의 수를 세며 연인의 안부를 걱정하는 여인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여인이 김태희랑 닮았다며 인터넷 언론에서 기사화됐든데, 잘 모르겠다) 다만, 정말 양념같은 구실만(!) 할 뿐이다.
어쨌거나 무엇보다 이 영화의 볼거리는 몇 번에 걸친 CG로 연출된 공중전 장면이다. 라파예트 비행단의 뉴포르 비행기와 독일 비행단의 포커 드라이데커 비행기의 대결 장면, 서로의 꼬리를 잡기 위해 치열하게 좌우로 움직이는 비행술, 적기를 바로 눈 앞에 두고 기관총이 고장나 망치로 때려서 고치는 수리 장면 등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다만, 독일 비행기로 나오는 날개가 3개로 되어 있는 포커 드라이데커는 실제로는 디자인의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대량 생산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또 파리 공습을 위해 출격한 거대한 비행선의 경우 대낮에 출격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 없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어두운 밤에 런던을 향해 출격하다가 서치라이트에 발각되어 영국 공군에 의해 격추됨) 이 두 장면은 영화의 시각적 쾌감을 위한 설정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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