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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f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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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7 오전 10:53: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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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는 공포, 애니메이션이 다른 나라보다 감각이나 느낌이 색달라서 관심을 갖고, 영화관에서 보는 편이지만, <비밀>처럼 특별한 내용의 영화가 아니고선 멜로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일본영화 중 하나인 <러브레터>조차 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변신>을 봤지만, 꼭 누가 죽어서 그에 대한 그리움이나 아니면 그 비슷한 감정이 영화에 꼭 나온다는 것이 우리나라 멜로와의 다른 점인 거 같다. 꼭 누가 죽지 않았어도, 어떤 사람의 부재로 그런 감정이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 멜로와 비교하면 식상하지 않은 거 같지만, 일본 멜로만 보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식상함을 느낄 수 있다.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늘 곁에 있어 그 소중함을 모르는 공기나 행복처럼, 한 남자 곁에 있다 사라진 그녀에 대한 그의 추억이다.
"타마키 히로시"는 <워터보이즈><변신>에서의 모습과 달랐다. <변신>에서 초반 모습보다도 더 순수하고 순정만화 주인공으로 나올 듯한 인상의 외모와 성격이다. 그가 대학 때 생각하는 첫사랑이란 "미유키"였다. 시즈루에게 느끼지 못한 감정을 미유키에게 느꼈고, 그는 그걸 사랑이라 생각했다. 옆에 친한 친구로 있는 시즈루와는 동거를 하면서도 미유키와는 키스도 하고, 같이 웨딩드레스를 보러 가기도 한다. 물론 그런 것도 시즈루에게 말하는 상황. 그녀는 자기가 아직 어려보여서 마코토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하면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그런 여자로 자신이 성장할 거라 계속 얘기를 하고 있다. 마코토는 철딱서니 없는 아이 보듯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미유키를 계속 만나다가 시즈루의 생일선물 겸 사진 모델로서 키스를 부탁한다. 그러면서 그 둘은 그렇게 첫키스를 한다. 그리고 시즈루는 "아까 그 키스에 조금은 사랑이 있었을까?" "안녕, 그 동안 고마웠어."라는 쪽지를 남기고 사라지고 2년 뒤 그녀에게서 편지가 온다.
우리나라 남자분들은 청순한 여자분을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다.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의 "미야자키 아오이"가 딱 그런 여성이다. 그녀는 만성비염으로 코를 흘리는 건 손으로 비비는 철없는 초등학생같지만, 단발머리에 뚱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영낙없는 청순의 물결에 빠져든다. 머리결도 거칠고, 사고도 치지만, 그녀는 그녀만의 독특한 순수한 매력을 풍긴다. 그러면서 마코토를 위해 성장한 모습을 마지막에 보여주는데, 솔직히 너무 아름다워지긴 했지만 섹시하다기보다 아직 그 청순함을 간직하고 있는 그런 도시녀로 바뀌었다. 그러나 영화는 그들의 만남과 행복으로 해피엔딩을 맺지 않았다. 역시 그러면 너무 식상한가? 이쁜 사람의 이쁜 멜로는 역시 비극인가. 앞에 복선을 깔아놨기에 영화가 흐르다보니 아름다운 그녀는 눈에 담아둔 채 끝났다.
눈치가 없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알면서 그대로 드러내고 행동하는지 마코토는 시즈루에게 너무 편하다. 마코토&시즈루 만의 숲에 미유키까지 데려오면서 성질을 긁어놓는데, 시즈루는 결국 미유키와도 친해지기로 결심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싶었을 뿐이야."라는 말을 하면서.. 마코토는 또 흘리고.. "너가 미치도록 찍고 싶어하는 여자가 될거야." "짝사랑도 그것만의 완성된 사랑이야" 하면서 노골적인 멘트도 다 우이독경이다. 같은 남자 입장에서 물론 미유키도 괜찮긴 했지만, 그렇게 자기를 사랑하는 시즈루에게 신경 안 쓰는 마코토가 샘나면서도 얄미웠다. 결국 그녀의 부탁으로 키스를 했지만, 그 순간 어색하게 뻣뻣하게 서 있는가 하면 자연스럽게 키스도 했다. 이미 미유키와는 5번이나 한 상태. 그러나 그는 강의실에서도 멍한 표정이다. 느낌이 달랐던 것이다. 빨리 집에 돌아왔지만, 그녀는 없어진 상태. 이 때가 영화 보는 순간 가장 안타까웠다. 그동안 내내 그에게 은근슬쩍 계속 사랑을 고백했지만, 마코토는 자기 감정을 몰랐고, 그 단 한 번의 키스로 사랑을 알았는데, 그 순간 사랑하는 사람은 없어지다니..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의 상봉은 못하기에 이르는데.. 진부할 수 있는 스토리를 아름다운 배경과 사랑스런 슬픈 러브스토리로 잘 짰다고 생각한다. 시즈루의 말에 담긴 포인트가 우리에겐 분명하게 들렸기에 그 사랑이 더 슬펐다.
사랑이란 것이 그 사람을 처음 봤을 때 빛이 나고 불꽃이 튈 수도 있다. 그렇게 만나지 않았어도 남녀가사랑을 하면 그 사랑은 지나갔을 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영화 속도 마찬가지다. 그는 그게 사랑인 줄 몰랐다. 그러나 그녀가 없어지고 알았다. 그것이 사랑이란 것을.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보면 옆에 있는 사람을 내가 사랑하고 있는지, 그리고 더 사랑해야겠다는 느낌이 들고, 아닌 분은 이 영화를 계기로 앞으로 더 좋은 사랑을 꿈꾸게, 그리고 더 잘 알게 만드는 영화라고 하겠다. 잔잔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지루하지는 않는 그런 멜로. 중간중간 일본식 코미디가 지루함을 막고, 우리가 보기에도 그들이 느끼기에도 사랑이 아닌 거 같은데, 부재로 인해 느끼는 그런 감정들. 이 영화로 인해 다시 한 번 사랑이란 감정이 이런 것이구나 또 한 번 느꼈고, 한 번 일본영화에 관심을 가져볼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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