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타리가 언제나 진실을 이야기하진 않는다.
감독이나 어떤 대상의 눈에 비친 사실을 이야기할 뿐.
이 다큐멘타리의 힘 역시 한 월북한 미국인의 이야기에 근거한 사실. 그로부터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엘 고든의 이전 두 작품 '천리마 축구단' '어떤 나라'에 비해
이 영화의 임팩트는 현저히 떨어진다.
다시 말해 진부한 수많은 영화에서 그러하듯, '영화는 영화일 뿐' '그들만의 이야기'에서 그친
짧은 회고록을 본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생각컨데, 본인을 포함한 많은 관객들이 바라는 '아직 닿을 수 없는' 인민들 그들의
삶과 이상이 체제와 환경 가운데 어떻게 닿아있고 호흡하고 함께 흘러가는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월북한 미군이라는 (어찌보면 가장 임팩트 있는 주제임에도) 주제를 단지 그의 이야기 안에
한정지어, 그와 함께 맞물려 관계맺은 사람들에 대한 충분한 인터뷰나 자료수집 없이
그저 사실 전달에만 그쳤기 때문이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럼에도 난 이 영화를 추천한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그 자체의 스토리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입을 연다는 것은 마음을 열었다는 것이고, 이영화가 만들어지고 개봉되는 사이
한국전쟁의 휴전이 정전으로 변해가는듯(그래서 영화 초기 크리스챤 슬레이터의 나레이션은 현재
틀렸다.) 그 변화의 시류를 영화는 충실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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