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이 언제 이 영화가 초등학생용 영화라고 했습니까?
한국에서 매겨진 관람등급도 '전체관람가'가 아니라 '만12세 이상 (중학생) 관람가'이고 초등학생들이 볼 수 있는 것은 부모와 동반했기 때문입니다. 초딩이 혼자 극장에 가서 보겠다고 하면 입장 불가인 영화예요.
미국의 배급사에서도 25세까지의 남자를 주요 타겟으로 한다고 하더군요.
이 영화가 영구와 땡칠이, 우뢰매, 파워레인저, 케로로 같은 유치원-초등학생용 영화라면 비판할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초등학생용 영화가 아니라 적어도 중학생, 고등학생, 20세 이상의 남자까지 타겟으로 한 영화입니다. 따라서 구성이 엉성하고 연출력이 우뢰매 수준이라면 욕할 수 밖에 없는 거죠.
최소한 중학생 이상의 남자가 보고 공감할 수 있고 유치함은 안 느껴야하는거 아닙니까? 그것도 20세 이상의 남자까지 타겟으로 한다면 말이죠.
딱 까놓고 말해서 디워팬들은 그럴싸한 블록버스터 영화를 기대했는데, 영화가 우뢰매 수준으로 나왔으니 초등학생용 영화라고 변명하는거 아닙니까? 초등학생용 영화이니 유치한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변명 좀 하지 마세요. 스스로 디워가 우뢰매 수준의 영화라고 인정하는 꼴입니다.
물론, 디워의 CG 부분은 한국의 상황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고 큰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로 봤을 때는 정말 졸작입니다. 좀 솔직하게 인정합시다.
이 영화가 한국 내수용 영화라면 모르지만 애초부터 미국이나 세계시장을 염두하고 만든 영화인데, 완성도가 이 정도라면 문제가 많은 겁니다. 한국인들이야 한국 최고의 CG 기술력에 찬사를 보내고 심형래 감독의 인생역정에 공감하며 기꺼이 7천원 지불하겠지만 미국인들은 그럴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죠.
사실 엉성한 연출력과 앞뒤가 안맞는 시나리오는 디워 이전의 용가리 때 부터 지적되었던 겁니다. 그로부터 7년. 도대체 뭘한 겁니까? CG 기술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영화의 주요 뼈대는 전혀 변한게 없어요. CG만 그냥 보여주면 된다는 마인드로 영화 제작을 하니까 그런 겁니다. 사람들이 심형래 감독의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면 그걸 겸허하게 수용하기 보다는 헐리우드도 똑같다는 식으로 변명하니까 전혀 바뀌는게 없는 겁니다.
심형래 감독은 정말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우뢰매 마인드로 영화 제작하지 마세요. 어린이용 영화에서는 통할지도 모르지만 성인들에게까지 보여주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그런 마인드로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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