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천개의 혀"라는 제목으로 작년 여름 개봉하려다 극장잡기도 힘들고
여러 사정으로 올해 개봉했다네요.
하얀거탑으로 김명민의 인기에 힘입어 개봉할 수 있었겠지만
한편으로는 하얀거탑의 납량특집판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겠지요.
그렇다면 하얀거탑 이전에 이미 촬영이 된게 아닐까?
불멸이나 불량가족에서 연기는 훌륭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저는 하얀거탑을 자세히 안봤지만 김명민의 연기가 호평을 받은걸 보면
오히려 이 영화를 찍으면서 의사연기의 내공을 쌓은 것이 하얀거탑의 호연으로 이어진게 아닐까..
영화는 스릴러의 전형을 따라 가는 것 같습니다.
인간미 넘치는 의사 재우와
음산한 분위기에 터프한 문신으로 치장하기 했지만 욱한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려주고
재우 아내의 급작스런 수술돌입 전까지는 좀 늘어지는 감도 있지만
가끔씩 등장하는 섬뜩한 장면과 음향들이 그런대로 긴장을 유지시켜 줍니다.
문이 닫히는 장면을 몇차례 보여주는데(이해를 못할까봐 부연설명 하듯)
그게 나상우의 기억을 봉인했다는 의미라는 것은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나중에야 포스터들을 봤는데,
"리턴"의 의미가 수술중 "각성" 이 아니라 봉인된 기억이 되돌아왔다는 뜻이었군요.
중의적 의미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반전은 스릴러니까 넣을 수 밖에 없었나 봅니다.
반전 이전까지의 얘기도 재미 있었는데요. 반전을 덧붙여도 나아지거나 못해진게 없네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일행끼리 한 얘기는
한국영화의 수준이 이제 어느 정도의 수준을 확보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스릴러도 제법 만들어 내고, 시나리오와 연기, 연출이 어느정도 융화되면서
평이 좋은 영화라면 보고나서 돈 아까울 일은 없다라는 거.
그리고 디워를 아직 보지 않았고, 디워의 선전을 좋게 생각하지만
디워의 아성에 이런 영화들이 묻혀버린다면
평론가들이 그토록 디워를 부정하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듯도 합니다.
|